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매출 22조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
“D램-낸드 출하량 모두 예상 웃돌아
올해 투자 규모, 계획보다 늘릴 것”
24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9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이천=뉴시스
SK하이닉스가 2분기(4∼6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앞으로도 HBM 중심으로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기존 계획보다 올해 투자를 더 확대해 HBM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최신 HBM, 엔비디아 공급 본격화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조2320억 원, 9조21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68% 늘었다고 밝혔다. 이전 분기 최대 기록인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 19조7670억 원, 영업이익 8조828억 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었다”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엔비디아 등 빅테크에 판매하는 HBM 최신 제품인 5세대(HBM3E)의 판매가 2분기 본격화되며 매출, 이익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량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최첨단 메모리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은 빠르게 성장하는 AI 시장에서 성능 강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HBM 시장은 고객들이 늘어나고 (AI) 신제품,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출시되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높은 성장성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근 미국 골드만삭스가 제기한 HBM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HBM의 경쟁 심화로 가격 결정권이 (SK하이닉스에서) 고객사로 이동하고 내년에는 HBM 가격이 처음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7일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자 당시 주가가 9.0% 하락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HBM 중심으로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공급 가시성(물량)이 확보돼 적기 대응을 위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올해 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 대비 늘릴 예정이고 대부분 HBM 장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 美 대중 제재, SK에 유리하게 작용
미국의 대중 제재도 SK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키우는 등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들이 상반기(1∼6월) (반도체) 재고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려 했지만 관세 불확실성에 전략을 수정했고,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졌다”고 했다. 반도체 관세가 현실화되기에 앞서 HBM뿐만 아니라 더블데이트레이트(DDR)5 등 범용 D램과 범용 낸드를 확보하기 위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그러면서 “상반기 기존보다 많은 출하가 이뤄졌지만 하반기 시장 수급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앞으로 관세 정책에 따라 수요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수요가 명확한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라고 했다.
중국 가동 팹과 관련해서도 “D랩 업계 전반에서 HBM 양산이 확대되며 범용 D램 생산에 제약을 줘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레거시(구형) D램 수요는 중국 팹을 적극 활용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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