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메타는 유럽계 안경용품 제조 및 유통 기업 에실로룩소티카와 협력해 만든 스마트 안경 ‘레이밴 메타’를 2023년 9월 공개하고 그해 10월부터 판매해 왔다. 카메라와 마이크 등이 내장돼 있어 사진 촬영, 주변 환경 분석, 음악 재생, 통화 기능 등을 제공한다. 다만 현실 세계 화면에 데이터와 이미지를 중첩해 보여줄 수 있는 증강현실(AR) 기기는 아니었다.
반면 새롭게 선보이는 하이퍼노바는 인공지능(AI) 음성 비서뿐 아니라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AR 기술이 적용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른쪽 렌즈 하단에 장착된 소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앱과 알림 등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으며, 안경은 손목 밴드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 가격이 1000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하이퍼노바’의 실제 기본 가격은 800달러(약 111만 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메타가 수요를 늘리기 위해 일부러 낮은 이윤을 감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스타일이 다양화되거나 렌즈에 도수를 넣으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메타는 지난해 9월 새로운 AR 스마트 안경인 ‘오라이언(Orion)’의 시제품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AR 기기에 대한 모든 시도는 헤드셋, 고글, 헬멧이었다”며 “오라이언이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라이언을 쓰면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유튜브 동영상도 볼 수 있고 화상 통화까지 할 수 있다.
이렇듯 메타가 스마트 안경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구글도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구글은 올해 5월 20일 개발자콘퍼런스(I/O)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손잡고 스마트 안경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 안경의 하드웨어를 제조하고 젠틀몬스터는 안경 디자인을 맡는 방식이다.
이 스마트 안경에는 구글이 지난해 말 공개한 확장현실(XR) 전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XR’이 탑재될 예정이다. 안경 렌즈에 내장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반투명 화면이 착용자의 눈앞에 표시되는데, 해당 디스플레이에는 실시간 번역, 길 안내 등 제미나이 기반의 콘텐츠가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스마트 안경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2013년 ‘구글 글라스’를 출시한 지 12년 만이다. 당시 야심 차게 구글 글라스를 내놓았지만 높은 가격과 사생활 침해 등으로 인한 논란 속에 결국 사업을 아예 접었다. 그사이 메타가 ‘메타 레이밴’을 출시하고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가면서 현재 글로벌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올해 5월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도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 안경 개발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궁극적인 목표는 AR 안경이지만 블룸버그는 상용화까지 “수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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