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연준의 ‘매파적 인하’ 경계 완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6일 03시 00분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팀장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팀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3.50∼3.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9월부터 시작해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연준 내 의견 분열은 심화됐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5%포인트 인하를 지난번 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주장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성향을 지닌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와 함께 한때 대표적 비둘기파 위원으로 분류된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

연준 내부에서 이견이 강화되면서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전망)에서 경기 및 물가에 대한 판단은 현상 설명에 집중했다. 성명서 문구에서 경기 및 물가 인식은 10월과 동일했다. ‘입수 가능한’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역시 실업률이 소폭 올라왔다는 기존 문구를 그대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 역시 ‘연초 이후 상승’해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이어갔다.

통화정책 운용 관련 문구는 바뀌었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조정의 ‘폭(extent)과 시기(timing)’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지난해 12월 금리 인하를 마지막으로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회의와 동일한 문구였다. 연준은 통화정책 방향 언급 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할 때 ‘폭과 시기’라는 표현을 사용해 온 경향이 있다.

연준 보유자산 축소(QT) 결정이 이달 1일 마무리된 것도 성명서 문구에 반영됐다. ‘풍부한 지급준비금 규모를 유지하고자 좀 더 단기 국채 증권 매입을 시작하겠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금리 인하 경로는 유지됐다. 연방기금 목표금리 중간값 기준 내년 3.4%, 2027년 3.1%로 모두 직전과 동일했다. 점도표 전망을 세부적으로 보면 연준위원 내 의견은 여전히 양분됐으나 기존보다 분열 수준은 완화됐다. 내년 기준금리의 인상 또는 동결을 주장했던 위원 수는 8명에서 7명으로 줄었으며, 대신 내년 1회 인하 위원 수가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 2회 이상 인하 위원 수는 9명에서 8명으로 줄어 내년 1∼2회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의 전략적 선택이 매파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제롬 파월 의장이 차단했다. 자산 효과에 따른 고소득층 소비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및 공급망 재구축 관련 투자 등 소수에 집중된 성장에도 다수의 수요가 부진한 ‘K자’형 경제 흐름에 연준은 다수의 부진한 수요에 초점을 뒀다. 고용의 하방 위험과 물가 상방 위험을 비교해 고용 위축이 우려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내부 분열 속에 향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뜻하는 문구를 추가해 내년 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고용시장 둔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물가 상방 위험은 제한된 만큼 3월에는 1차례 금리 인하가 전망된다. 이후 고용시장 회복이 이뤄지면 고용보다 물가에 초점을 맞춘 정책 기조가 예상돼 신산업 성장세가 약화되기 전까지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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