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 Farm Show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인천 초중학교 15곳, 39명 선발
6개월이상 체류 月60만원 지원
“지역사회 소멸 막을 대안 꼽혀”
19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있는 교동초등학교. 이곳에서 만난 1학년 김서원 양(7)은 “방학에도 도시에 가지 않고 교동도에 머물렀다. 교동도가 도시보다 놀 게 더 많아서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인천 서구에 살던 김 양은 올해 인천시교육청의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에 참여해 오빠 주원 군(9)과 함께 교동초에 입학했다. 신입생이 전혀 없어 폐교 위기에 놓였던 교동초는 김 양의 입학으로 명맥을 이었다.
특히 김 양은 할아버지가 졸업한 학교에 다시 학생으로 들어오면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그는 “점심시간에 언니, 오빠들과 자전거도 타고 도시 친구들을 불러 갯벌에도 갈 수 있어 재밌다”며 “할아버지가 다니신 학교에서 꼭 6학년까지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부터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 ‘말랑갯티학교’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박 6일 단기 체험형으로 시범 운영했으나, 올해는 6개월 이상 장기 체류하며 농어촌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했다. 수도권이지만 강화군과 옹진군처럼 자연환경이 살아 있는 농어촌 지역을 활용해 두 지역 초·중학교 15곳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농어촌 유학에는 김 양 남매를 비롯해 세 자녀가 모두 참여한 가족 등 24가구, 39명이 선발돼 생활하고 있다. 평균 경쟁률은 2 대 1이었다. 시교육청은 학생 1명당 월 60만 원의 체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도 높다. 시교육청이 6월 농어촌 유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학부모는 100점 만점에 93.6점, 학생은 88점을 기록했다.
세 자녀와 함께 강화도 농어촌 유학을 선택한 학부모 이한나 씨(38)는 “도시에서 학원을 전전하며 지쳐 있던 아이들에게 농어촌 유학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처음엔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와보니 아이들이 너무 만족하고 행복해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강화군과 옹진군은 수도권에서도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인천만의 특색 있는 농어촌 유학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농어촌 유학은 지역 학교와 지역사회의 소멸을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지자체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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