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가 ‘블록리브’ 도입 사고예방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로 곤욕을 치른 우리은행이 내부통제를 위해 직원들의 의무 휴가 중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부당 행위 여부를 들여다보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1일부터 임직원 대상 의무 휴가제도 ‘블록 리브(Block Leave)’를 도입하며 본사 팀장급을 대상으로 업무 전반의 적정성을 진단하는 ‘체크 업(Check-Up)’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임직원들의 비리 여부 등을 점검함과 동시에 영업일 기준 10일 이상 장기 휴가를 통한 재충전 기회를 제공하고자 ‘블록 리브’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이와 관련한 세부 지침을 마련한 겁니다.
점검 사항은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부당 행위 여부 △업무 매뉴얼 기반 업무 수행 적정 여부 △팀별 주요 계약 사항 이행 적정 여부 △대내외 검사 지적 사항 개선 적정 여부 △부서별 자체 점검 항목 등입니다.
대상자는 본점 관리자급 이상 팀장 260여 명입니다. 본부 부서장 주도하에 사전 지정된 대직자(타 팀장)가 점검을 실시합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 사각지대 확인 및 사고 예방 기능 제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말 취임 일성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했는데, 그 일환으로 BNP파리바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제도화한 블록 리브 도입을 내건 바 있습니다.
그간 국내 기업 정서상 ‘휴가로 부재중 회사가 내 업무를 들여다본다’라는 점에 다소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요. 부당 대출 등 내부통제가 금융권의 화두가 된 만큼 우리은행의 제도가 잘 정착해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됩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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