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은행점포 4년간 766개 사라졌다… ATM도 줄어 고령층 ‘금융 소외’ 심화[금융팀의 뱅크워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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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km 밖에 점포 있는 지역도
이동점포 운영 수도권에 편중

지난 4년(2020∼2024년)간 국내 은행의 점포가 800개가량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디지털 소외 계층이자 고령층 거주 비중이 높은 지방에서 금융 서비스 격차가 벌어지는 모양새입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1개 은행의 점포(지점, 출장소)는 2024년 말 현재 5639개로 2020년 6405개에서 766개(12%) 줄어들었습니다.

은행 점포의 절대 개수는 서울 310개, 경기 136개, 부산 61개 등 수도권 중심으로 줄어들었지만, 증감률로 따지면 대구(―17.3%·59개)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서울(―15.9%)보다도 높습니다. 전라(―10.1%), 대전(―9.9%), 제주(―9.9%), 경상(―9.5%), 광주(―9.4%), 충청(―9%)도 10% 안팎으로 줄었고요.

점포 대체 수단 중 하나인 자동화기기(ATM)도 같은 기간 7153개(19%) 감소했습니다. 언제나 들를 수 있는 점내 365일 코너는 1167곳(21%)이나 줄었습니다.

결국 피해는 디지털 소외 계층인 고령층에 집중되는 모양새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강원, 전라, 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은행 점포에 가기 위한 소비자의 최소 이동 거리가 27km가 넘는다고 하네요.

은행 점포 감소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기 전에 일찌감치 은행들이 서로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은행들은 대안으로 미니밴, 대형 버스 등으로 운영하는 이동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정기적 이벤트성·영업성 운영에 그치고 있고, 그마저도 수도권에 편중되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 7곳이 30개 이동 점포를 운영 중이라 숫자 자체도 적고요.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습니다. 덕분에 재직자는 평균 1억2000만 원에 달하는 연봉을, 은퇴자들은 10억 원 가까운 퇴직금까지 챙겼다지요. 은행의 수익성 증진이 고객 편의성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점포 축소로 고객과의 접촉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키우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은행점포#고령층#금융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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