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값이 16.6% 오른 가운데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자산가치도 130% 이상 치솟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금을 사들이는 데 부정적인 한은의 스탠스에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 순위는 2013년 이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현재 104.4t의 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온스당 금 가격을 3314달러로 계산했을 때 111억3000만 달러(약 15조4300억 원)에 달합니다. 한은은 장부가에 따라 매입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어 현재 장부가는 47억9000만 달러이므로 약 132.4%의 시세차익을 누리고 있는 셈입니다.
한은은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뒤 총량을 104.4t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계금위원회(WGCo)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중앙은행 금 보유량 순위는 2013년 당시 32위에서 지난해 말 기준 38위로 하락했습니다.
한은은 금이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 등에 비해 유동성이 낮은 데다 가격 변동성이 높아 위험 대비 수익률이 여타 자산에 비해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외환보유액을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입장도 비슷합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는 “금을 사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으나 그만큼 위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단기 손실을 따지는 정치권의 섣부른 비판도 한은이 신중론을 고수하는 배경입니다. 과거 한은이 금 매입 이후 시세에 따라 손실을 보게 되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최근에는 남들 다 살 때 왜 안 샀냐는 비판을 하고 있고요.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투자 손실을 보게 되면 1년마다 국정감사 자리에 한은 총재가 출석해야 하니 장기 투자가 목적인 한은은 금 매입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장기 투자에 대한 연 단위 비판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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