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경제 人터뷰]
임문영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
“美‘스타게이트’에 삼성-SK 참여
韓엔 중요한 전환점… 물 들어왔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있는 위원회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국에 물이 들어왔다.”
대통령 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 임문영 상근부위원장(59)은 21일 서울 중구 위원회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방한해 삼성 및 SK그룹과 협약을 맺고 미국이 추진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 한국 AI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임 부위원장은 최근 올트먼 CEO의 이재명 대통령 접견 조율을 위해 오픈AI의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만난 일화를 꺼냈다. 임 부위원장은 “권 CSO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없이 글로벌 AI 협력 체계를 짜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며 “오픈AI도 우리나라가 국가 주도로 성장한 성공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AI 시대에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PC통신 하이텔 출신인 임 부위원장은 2017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시절 정책보좌관으로 정치적 인연을 맺었다.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엔 AI·디지털 산업 육성 전략을 주도하는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을 맡았다. 대선 캠프에서는 디지털특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임 부위원장은 한국의 AI 성장이 미국, 중국에 비해 느리다는 지적에 대해 “정보화 강국을 이뤄낸 성공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해외에 종속되지 않은 국내 기술로 포털, 모바일 메신저 등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 같은 성과가 과거엔 디딤돌이었지만 지금은 이러한 ‘레거시’가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표 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으로는 정치적 불안과 자본시장 취약성을 지목했다. 그는 “두 차례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기업 투자가 위축됐고 가뜩이나 약한 민간 펀딩 시장이 작동하지 못했다”고 봤다. 미국에선 민간 펀딩을 통해 오픈AI, 앤트로픽 등 AI 스타트업들이 탄생한 바 있다.
임 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1호 국정과제인 ‘AI 3대 강국’ 목표와 관련해 “우리 스스로 안 된다는 비관론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부위원장은 한국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AI 3위 그룹에 속해 있다며 “프랑스는 ‘미스트랄AI’ 하나로도 자부심을 가지는 반면 우리는 네이버, LG, 업스테이지 등 다양한 기업에서 AI 모델을 개발하는데도 비관론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임 부위원장은 정부의 AI 핵심 전략인 ‘소버린(sovereign·주권) AI’ 확보와 관련해서는 “소버린 AI는 주권을 갖겠다는 것이지 고립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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