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경매, 조합원 자격 확인부터[이주현의 경매 길라잡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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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사무실서 조합원 자격 확인 가능
‘프리미엄’ 수준 따라 낙찰가 정해야
6·27 규제로 철저한 자금 계획 필요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재건축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다.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태로 감정가격은 16억8000만 원이다. 공급 부족 우려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요 지역 내 재건축 아파트는 경매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재건축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받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짚어 보겠다.

첫째, 경매 아파트 소유자가 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유자가 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았거나 조합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면 낙찰자 역시 조합원 자격을 취득할 수 없고 현금 청산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조합원 자격 여부는 법원의 사실조회 결과를 거쳐 매각물건 명세서를 확인하면 통상 기재돼 있다. 명시적인 언급이 없으면 입찰자가 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확인해야 한다.

둘째, 투기과열지구 아파트라면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를 확인해야 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설립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경매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외적으로 경매 신청 채권자가 국가, 지방자치단체, 은행법 등에 따른 금융기관인 경우에는 낙찰자가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을 수 있다.

셋째, 재건축 절차 후반기에는 부동산 권리가액과 조합원 분양가 등이 어느 정도 확정된다. 권리가액은 조합원이 갖고 있는 권리의 가치를 의미한다. 조합원 분양가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뜻한다. 조합원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금액이 추가 분담금이다. 따라서 권리가액과 조합원 분양가 등을 확인하면 전체 투자 금액을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재건축 과정에서 공사비 상승 등 변수로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 기준에서 예측 가능한 분담금을 계산해 보는 것도 투자 가치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합 사무실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어렵다면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를 통해 대략적인 분담금 규모를 파악할 수도 있다.

넷째, 매매 시세를 확인한 후 웃돈, 이른바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야 한다. 프리미엄은 향후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재건축 사업이 순조로울수록 프리미엄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경매시장은 매매시장과 달리 프리미엄을 요구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다만 낙찰받기 위해서는 매매시장에서 형성된 프리미엄 수준을 참고해야 경쟁력 있는 입찰가를 낼 수 있다.

위 사례의 아파트 소유자는 조합원이고 경매 신청 채권자는 예외 규정에서 정한 금융기관이었다. 따라서 조합원 지위 승계는 문제없어 보인다. 선호도가 높은 입지와 안정적인 재건축 단계라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재건축 단지마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잦아지고 있다. 또 6·27 대출 규제로 이주비 대출과 관련한 금융 여건도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낙찰 후 예상치 못한 자금 조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자금 계획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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