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재계와 ‘노봉법 해석 지침’ 막판 담판… 일부 요구 수용 기류… 핵심 쟁점엔 평행선

  • 동아일보

‘전환배치’ 쟁의 제외 긍정 검토
‘안전의무 이행’ 사용자성 제외엔
“관계 부처와 논의” 즉답 피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산업 분야)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1.12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산업 분야)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1.12 산업통상부 제공
3월 노란봉투법 시행(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앞두고 정부와 재계가 21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인 ‘정부 해석 지침’의 문구를 놓고 막판 담판을 가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한 이번 비공개 회동을 통해, 재계가 요구한 일부 의견은 수용될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법 시행 전 현장 혼란을 막을 마지막 기회로 꼽혔다. ‘정부 해석 지침’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근로감독관의 판단 기준이 되어 기업에는 사실상 법령과 같은 구속력을 갖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경영계 태스크포스(TF)는 16일 건의서를 통해 산업안전법상 안전의무 이행 조치와 단순 시설(휴게실 등) 제공을 ‘사용자성’ 판단 징표에서 제외해 달라 요구한 바 있다. 안전의무를 다한다고 ‘사용자’로 분류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였다.

이날 정부는 재계의 요구 사항들에 사안별로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변경이나 공정라인 재배치 등 일반적인 전환배치를 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에는 긍정적 검토 의사를 나타냈다. 반면 산업안전법상 안전의무 이행 조치를 사용자성 판단 징표에서 빼 달라는 핵심 쟁점들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산업 현장에선 재계가 우려했던 ‘원청 교섭 요구 확산’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동계는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자가 사용자’라는 개정법 논리로 원청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4일 산하 조직에 “원청 상대 교섭 요구” 지침을 하달했고,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계열사 모트라스 충남권 지회는 19일 원청인 현대모비스에 2026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요구했다. 실질적 근로조건 결정권을 쥔 원청이 직접 교섭하라는 논리다. 한국지엠 노조가 산하 서비스직 지회의 원청 교섭을 요구한 데 이어, 기아 노조 등도 지지 선언에 나서며 춘투(春鬪)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20일 발표된 시행령 개정(재입법) 과정에서도, 기업들이 제출한 수백 건의 질의에 정부가 침묵하다가 ‘교섭창구 단일화’ 하나만 수용했다”며 “이번에도 재계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양대 장관이 직접 나선 만큼 법 시행 후 혼선을 줄일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노란봉투법#정부 해석 지침#노동조합#경영자총협회#산업안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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