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전구간 1%P씩 인상…증권거래세도 다시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31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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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첫 세제개편안…‘尹정부 감세’ 지우기
법인세 10∼25%로…증권세는 2년전 0.2% 회귀
주식양도세 내는 대주주 기준 ‘50억→10억원’으로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7.31. 기획재정부 제공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7.31. 기획재정부 제공
이재명 정부가 31일 발표한 첫 세제 개편안에 감세 기조 원상 복구와 대규모 증세를 골자로 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법인세율은 과표 구간별로 1%포인트씩 올려 2022년 수준인 10~25%로 인상한다. 금융투자세(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0%(코스피는 농어촌특별세 포함)로 올린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대주주 기준 역시 상장주식 종목당 50억 원 이상에서 10억 원 이상으로 다시 넓힌다. 사실상 전임 윤석열 정부 이전의 수준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 법인세 전구간에 걸쳐 1%포인트 인상

동아일보 DB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무너진 세수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인세, 증권거래세, 대주주 양도세, 교육세 인상 등으로 5년 누적 기준 35조6000억 원의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법인세의 경우 전 구간 1%포인트 인상안을 내놨다.

증권거래세는 2020년 코스피(농어촌특별세 포함)와 코스닥 모두 0.25%였지만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단계적으로 인하돼 올해 0.15%였다. 정부는 내년에 이를 2023년 수준인 0.20%로 올리기로 했다. 2020년 수준이 아닌 2023년이 기준점이 된 것은 급격한 세금 인상으로 인한 혼란을 최대한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대주주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도 종목당 보유금액 50억 원에서 2022년 수준인 10억 원으로 넓힌다. 금융·보험업에 부가가치세 대신 걷는 교육세의 경우 기존에는 일괄 0.5%를 부과했는데, 과세표준 1조 원 구간을 신설해 1.0%를 부과한다. 또 회사가 자본준비금을 깎아 배당한 금액에 대해 대주주 등 양도세 부과 대상인 개인에 대해서도 배당소득세를 물리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2025.06.25. 광주=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도 반영됐다.

고배당 상장사에서 배당한 소득에 대해 14~35%로 분리과세하고, 대기업집단 대상인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의 환류대상에 배당을 추가하는 등으로 낮은 배당성향을 높이기로 했다.

● “확충한 재원은 AI 등에 투자”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7.31. 기획재정부 제공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7.31.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올해 추경을 통해 세입경정을 한 것까지 포함하면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해 세입 기반 확충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향후 5년간 누적 35조6000억 원 규모의 세수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법인세와 증권거래세만 5년간 누적 기준 각각 18조5000억 원, 11조5000억 원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된다.

세수 확대를 통해 확충한 재원은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 분야에 투자해 ‘진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공제와 투자세액공제를 최대 50%, 30%까지 해주는 국가전략기술 AI 분야에 생성형 AI, 에이전트 AI 등 세부기술을 신설한다. 또 AI 데이터센터도 대상에 추가한다. 웹툰·영상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도 신설·확대해 지원하기로 했다.

서민과 중산층, 다자녀 가구, 소상공인 등을 위한 각종 감세 혜택도 내놨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자녀 1인당 25만~50만 원씩 늘리고,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도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으로 확대하는 안 등이다. 초등 1, 2학년의 예체능 학원비도 세액공제에 포함된다. 또 맞벌이 주말부부와 3자녀 이상 가구에 월세 세액공제도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부동산 관련 세제는 당장은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당분간 기존 시행 정책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입장이다. 소득세 과세단위를 부부나 가족 등으로 바꾸는 개편도 장기 과제로 넘기기로 했다.
#세제 개편안#법인세 인상#증권거래세#대주주 양도소득세#교육세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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