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모양 태양광패널, 종이 같은 배터리… “지속가능이 대세”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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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탈탄소 후퇴 전망에도… 기업들 “탄소중립이 중요” 한목소리
파나소닉-TCL 등 가전도 “친환경”
“수요 늘어나고 사업기회 많아질것”
CES 폐막… 나흘간 14만여명 찾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일(현지 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도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탈탄소 산업이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기업들은 한목소리도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 0)이 중요하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에너지 솔루션 기업 미국 잭커리의 태양광 패널이 ‘CES 2025’ 전시장 내 모형 건물 지붕에 설치돼 있다. 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에너지 솔루션 기업 미국 잭커리의 태양광 패널이 ‘CES 2025’ 전시장 내 모형 건물 지붕에 설치돼 있다. 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부스를 차린 에너지 솔루션 기업 미국 잭커리는 물결 형태의 태양광 패널을 선보였다. 태양광이라고 하면 지붕 위에 설치하는 넓고 판판한 모양의 검정 패널이 떠오르는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집고 실제 지붕에 쓰이는 타일처럼 만든 것이다. 패널 색상도 테라코타 및 흑요석 색상으로 구성해 위화감을 없앴다. 잭커리 관계자는 “건축물과 부조화스러운 느낌이 훨씬 덜한 만큼 그동안 미관상 이유로 태양광을 쓰지 않았던 사람들의 추가 수요가 기대된다”고 했다.

싱가포르 기업 플린트(FLINT)의 종이처럼 얇은 모양의 배터리. 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싱가포르 기업 플린트(FLINT)의 종이처럼 얇은 모양의 배터리. 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싱가포르 플린트(FLINT)는 종이처럼 얇은 모양의 배터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일반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니켈, 코발트를 쓰지 않고 종이, 아연, 망간 등 천연·무독성 소재를 사용해 제작한다. 땅에 묻으면 6주일 뒤 생분해돼 폐배터리가 일으키는 환경 오염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플린트는 웨어러블 기기부터 위성까지 다양한 산업군에 자사 종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ES 메인 전시장인 센트럴홀에 자리 잡은 일본 파나소닉 부스에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CES 메인 전시장인 센트럴홀에 자리 잡은 일본 파나소닉 부스에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친환경에 뿌리를 두지 않은 가전 기업들도 대세를 따르고 있다. CES 메인 전시장인 센트럴홀 중앙에 자리 잡은 일본 파나소닉 부스 왼편에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 오른편에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간판이 달렸다. 파나소닉은 친환경 냉매로 작동하는 냉장고와 수소를 활용한 첨단 에너지 관리 시스템, 전기차 배터리 등을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파나소닉 관계자는 “트럼프가 친환경 산업에 비우호적이라고 하지만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지속 가능성은 파나소닉의 철학이며 굉장히 중요한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옆 글로벌 2위 TV 기업인 중국 TCL도 ‘TCL 그린’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에 맞먹는 규모로 부스를 꾸린 TCL의 핵심 전시 아이템은 친환경 난방장치인 히트 펌프부터 전기차 충전기,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르는 ‘스마트 홈 에너지 솔루션’이었다. TCL과 함께 중국 TV 산업의 양대 산맥인 하이센스도 전기차 충전기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해 가전 제품을 만들 때 쓰는 재활용 소재를 주요 전시 제품으로 소개했다.

지속 가능성 부문은 이번 CES 2025에서 35개의 제품 및 기술이 혁신상에 선정되며 인공지능(AI) 55개, 디지털 헬스케어 49개에 이어 3번째로 수상작이 많았다. CES에 참가한 한 기업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이라고 하더라도 탈탄소는 모든 인류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며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수요가 늘어나고 사업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행사를 주관한 소비자가전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5 기간 4500개 이상의 기업이 전시 부스를 차렸고, 총 14만1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CES 2024 대비 전시 기업(4000개)은 12.5%, 참가자 수(13만 명)는 8.5% 늘어난 수치다.

#CES 2025#미국 잭커리#태양광패널#싱가포르 플린트(FLINT)#일본 파나소닉#탄소중립#순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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