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은 금광… 반도체 등 K첨단기술 접목해 선점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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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경제 人터뷰]
1주년 맞은 우주항공청 윤영빈 청장
“우주서 ‘경제 창출 경쟁’ 벌어질 것… 국가 주도서 민간 중심 전환해야
첨단 기업들 우주사업 적극 참여를… 궤도수송선이 패러다임 전환 촉진”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개청 1주년을 앞두고 22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제공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개청 1주년을 앞두고 22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제공
“앞으로 달에 가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일 겁니다.”

22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에서 만난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꼽은 40여 개 애로 기술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발전 등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K첨단 기술이 10여 개에 달한다”며 “우리에게 우주 산업은 금광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한국판 NASA’를 표방하며 지난해 5월 출범한 우주항공청은 27일로 개청 1주년을 맞았다. 우주항공청의 개청일인 5월 27일은 지난해 12월 국가기념일인 ‘우주항공의 날’로 지정돼 올해 첫 번째 기념일을 맞이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 산업 선점을 위한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한국 첨단 기술 분야 협업을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그간 국가가 주도하던 우주 개발 패러다임을 민간 기업이 중심이 되는 ‘뉴스페이스’로 전환하고, 현재 1%에 불과한 한국 우주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목표다.

윤 청장은 “우주 탐사는 기술 확보와 군사용 목적을 넘어서 우주 경제 창출 경쟁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달에 가서 전기도 생산해야 하고, 희토류 등 광물을 채굴하는 기계, 로봇, 심우주 통신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광물 탐사와 우주 통신, 우주 바이오, 우주 소재, 우주 농업, 우주 호텔, 우주 엘리베이터 등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린다고 내다봤다. 그는 “강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는 우주 반도체와 무인차 등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우주 산업을 경제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첨단 우주기술이 혁신적 민간 시장을 창출했던 스핀오프(Spin-off) 기술을 뒤집어 보자는 게 윤 청장의 철학이다. 우주 스핀오프 기술은 처음에는 우주선을 위해 개발됐다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쓰이게 된 기술을 말한다. 의료용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 정수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제는 첨단 기술들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반도체 같은 기술을 우주기술에 접목해 확장하는 스핀온(Spin-on) 전략으로 가야 한다”며 “국내 첨단 기업들이 미래 가능성을 보고 우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 통신, 우주 의학, 우주 자원 분야 실증 연구에 착수했다. 미국 일본 등과 같이 위성정보활용사업자 면허체계를 도입해 고해상도 위성을 운영·활용하는 기업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윤 청장은 ‘궤도수송선’ 기술이 향후 뉴스페이스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주발사체가 여러 탑재체를 함께 우주로 실어 보내는 ‘고속버스’라면 궤도수송선은 우주에 도착한 사람이나 물자를 원하는 궤도로 맞춤 운송하는 ‘우주 택시’로 볼 수 있다.

윤 청장은 “재사용 발사체 기술 혁신으로 우주로 진출하는 비용이 하락하고 횟수가 비약적으로 늘면서 우주 개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우주에서 자유자재로 이동하고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궤도수송선 기술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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