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사업 포트폴리오에 로봇이 추가되면서 그룹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서 존재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대오토에버 소프트웨어(SW) 기술은 그룹 내부 IT 영역부터 자동차, 공장 운영, 자율주행 등 대부분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미국 조지아 주 소재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했다. 현재 제품 생산과 증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HMGMA는 2023년 선보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첨단 로보틱스와 SW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팩토리로 완성됐다. 로봇 제품의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자동차 조립 품질을 검사하는 ‘AI 키퍼’로 활용되고 있고 부품운반 로봇과 주차로봇 등 1000여대 로봇이 투입됐다. 먼저 조성된 앨라배마 주 현대차 몽고메리 공장(HMMA)과 기아 조지아 주 웨스트포인트 공장(KaGA)도 최신 설비로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제품이 대거 투입될 예정이다. 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는 아직 생산라인에 투입되지 않았지만 성능 개선을 통해 향후 공장 투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직원과 로봇, SW 중심 스마트팩토리 공정이 조합된 현대차그룹 최신 공장체계 구축은 현대오토에버가 담당하는 영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현대오토에버 임직원 약 1500명 이상이 해외에 출장이나 파견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특히 최근 현지 생산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미국 내 출장이나 파견 비중이 높은데 공장을 지을 때 가장 먼저 들어가서 가장 나중에 철수하는 역할을 현대오토에버 임직원들이 맡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매출 비중 목표를 자동차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 30%, 로보틱스 20% 등으로 설정하고 대부분 업무를 SW로 제어할 수 있는 ‘SDx(Software-Defined-everything)’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SDx 전략 주요 솔루션을 현대오토에버가 공급한다.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HMGMA구체적으로 현대오토에버는 기존 스마트팩토리를 진화시킨 개념으로 SW 중심 지능형 자율제조 솔루션을 말하는 SDF(Software Defined Factory)와 물류 지능화, 자동화 등을 포함하는 SDL(Software Defined Logistics), SW 중심 모빌리티(SDV)의 항공 버전으로 볼 수 있는 SDA(Software Defined Aviation) 등과 관련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한 SW 분야 성장 축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유통과 AS 분야를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 현대오토에버가 깊게 관여하는 흐름이다. 세부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자동차를 생산·판매하고 현대모비스가 AS 사업을 담당하는 것처럼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을 생산하고 현대오토에버가 AS를 맡는 방식이다. SDF 연계 로보틱스 관제 설비 구축과 운영 등의 업무는 지금도 현대오토에버가 담당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트레치업계에서는 현대오토에버에 로봇 사업(유통·AS 사업)이 추가되면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수익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의 약 80%가 그룹사 내부 IT시스템 설비 구축과 운영(스마트팩토리 SDF 관련 매출 포함)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나머지 약 20%는 차량용SW 분야에서 나온다. 작년 기준 연간 매출은 3조7140억 원, 영업이익은 2240억 원 수준이다. 업계는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 전략에 발맞춰 현대오토에버 실적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7년 연간 매출 실적이 5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외에 현대오토에버 지분구조도 주목할 만하다. 최대주주로 현대차가 지분 31.59%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모비스 20.13%, 기아 16.24%,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7.33% 순이다.
상장사 기준 정 회장 보유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계열사는 현대글로비스(20.0%)이고 다음이 현대오토에버인 셈이다. 이밖에 현대차 지분율은 2.62%, 이노션 2.0%, 현대위아 1.95%, 기아 1.74%, 현대모비스 0.32% 등이다. 비상장주식으로는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오토에버 지분은 향후 추진될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주사(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을 위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정 회장 보유 현대오토에버 지분가치는 약 3300억 원(6월 23일 종가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SW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SDx부터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전장SW 등 그룹 내 핵심 사업과 차세대 기술에 모두 관여하는 역할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다른 계열사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실적과 주가 등 현대오토에버의 기업 가치 상승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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