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값 뛰는데도 사들이지 않는 이유는?[시장팀의 뱅크워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1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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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보다 유동성 낮아”
2013년부터 ‘104.4t 보유’ 유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두꺼비를 정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올해 금값이 16.6% 오른 가운데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자산가치도 1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금 매입에 부정적인 한은의 입장에 따라 전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 순위는 지난해 말 기준 38위로 지속 떨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21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현재 104.4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을 1375원, 금을 온스당 3314달러로 가정했을 때 111억3000만 달러에 달합니다. 한은은 장부가에 따라 매입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어 현재 장부가는 47억9000만 달러이므로 약 132.4%의 시세차익을 누리고 있는 셈입니다.

한은은 2011년 40톤, 2012년 30톤, 2013년 20톤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뒤 총량을 104.4t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중앙은행 금 보유량 순위는 2013년 당시 32위에서 지난해 말 기준 38위로 하락했습니다. 이에 한은의 금 보유량 순위도 2018년 33위로 하락했고, 2021년 34위, 2022년 36위까지 떨어졌습니다.

한은은 금이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 등에 비해 유동성이 낮은 데다 가격 변동성이 높아 위험 대비 수익률이 여타 자산에 비해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외환보유액을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향후에도 금 매입은 안전성과 유동성, 수익성이라는 외환보유액 운용 원칙 하 외환보유액 변동 추이와 국제금융시장 상황, 금 투자 여건의 변화를 고려해 결정할 계획입니다. 한은 관계자는 “수익성도 중요하나 유동성 또한 중요해서, 상대적으로 사고팔기 쉬운 주식이나 채권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 금을 운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보수적인 입장에 이창용 한은 총재도 뜻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는 “금을 사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으나 그만큼 위험도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은 과거의 금본위제도에 의해 통화 정책을 유지하기 때문에 금을 많이 보유했다”고 발언했습니다.

#금값#한국은행#한은#뱅크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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