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추론 ‘엑사원 4.0 VL’ 첫 공개
텍스트뿐 아니라 차트-이미지 이해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개발중
투자수익률 예측 모델도 곧 상용화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겸 최고AI과학자(CSAI)가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새롭게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LG제공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LG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패스 2.0’에 현미경으로 찍은 폐암 환자의 조직 사진을 넣자 30초 만에 돌연변이 여부를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조직 사진을 1만여 개 이미지로 쪼개 변이가 발생한 부분을 붉은색 점으로 표시해 보여줬다. 확대하면 세포 수준으로 구체적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조직 사진을 전문 분석기관에 보내 결과를 받기까지 2주일이 걸리던 것을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G AI연구원은 이날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열고 LG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의 개발 성과를 공개했다. 엑사원은 2021년 말 LG AI연구원이 처음 공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 모델이다. 현재 ‘엑사원 4.0’까지 선보였고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 중이다. LG는 이날 병리 진단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을 위한 단백질 구조 예측과 투자 수익 예측, 전문 보고서 분석 등 산업 곳곳에 활용할 수 있는 신규 모델들을 소개했다.
이날 LG AI연구원이 최근 선보인 하이브리드 AI ‘엑사원 4.0’의 멀티모달 버전 ‘엑사원 4.0 VL(Vision Language)’도 처음 공개됐다. 하이브리드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이해하고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논리적인 추론까지 해내는 AI를 말한다. 엑사원 4.0 VL은 하이브리드 AI가 텍스트만이 아니라 차트, 이미지 등 멀티모달(다중정보)로 주어진 자료를 이해하고 결과를 내놓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행사에서는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엑사원 4.0 VL에 ‘한국과 일본으로 얼마나 많은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되는가’를 묻고 답을 받는 모습을 시연했다. 엑사원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간한 ‘세계 에너지 전망 2024’ 보고서가 주어졌고 엑사원은 시각화돼 있는 인포그래픽을 분석해 “한국과 일본은 하루 420만 배럴의 석유를 공급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래픽상 중국은 빨간색, 미국은 하늘색, 한국 및 일본은 초록색으로 분류됐는데 엑사원이 한국, 일본에 맞는 범주를 찾아 결과를 매칭시킨 것이다. 이 원장은 “엑사원 4.0 VL은 복잡한 문서도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이라며 “텍스트 수준이 아니라 표, 차트를 이해하고 인사이트(통찰력)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 신약 개발·주가 예측도 겨냥
LG가 의료 및 투자 분야에서 새롭게 준비하는 차기 모델도 소개됐다. LG AI연구원이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는 질병을 정밀하게 분석해 약효가 더 뛰어난 신약을 개발하도록 돕는다.
백 교수는 “현재 가장 앞선 연구는 몸속 단백질이 멈춘 상태일 때만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LG와 개발 중인 AI는 단백질이 쉴 때와 활동할 때 두 가지 상태를 모두 보기 때문에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고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LG AI연구원은 또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과 손잡고 투자 수익률 예측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상장 기업의 재무 구조, 거시경제, 관련 뉴스, 공시 등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익률의 방향성을 점수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50 이하는 하락, 51 이상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주는 방식이다.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 가능성이나 투자심리 변화 등 점수에 나오지 않는 정성적인 정보도 제공해 준다.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은 “LSEG와의 협력 모델은 올 3분기(7∼9월) 내 상용화할 예정”이라며 “야후, 구글파이낸스 등 누구나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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