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반도체보조금 대가로 지분 요구’ 후속 보도
“트럼프 집권후 투자 늘린 기업은 지분확보 예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바이든 때 투자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미국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그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고려 중인 가운데, 이와 별개로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TSMC와 같은 대형 업체들에 대해선 지분 확보 계획이 없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계자는 상무부가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대만 TSMC 같은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대신 투자 약속을 늘리지 않고 있는 기업들은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미국 정부에 지분을 제공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투자를 늘리 기업에는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주면서도 지분을 사들이지 않지만, 미국에 투자를 늘리지 않고 보조금만 받는 기업의 지분을 일부 받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상무부는 TSMC와 마이크론 지분 확보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
WSJ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에 미국 내 총투자를 늘리도록 요청해왔고 이를 통해 미국 납세자들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협상하려는 입장”이라고 했다.
조 바이즌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TSMC에는 66억 달러(약 9조2000억 원), 마이크론 62억 달러(약 8조6000억 원), 삼성전자 47억5000만 달러(6조6000억 원)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추가 투자를 속속 발표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미국에 약 1000억 달러(약 146조 원)를 새로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러트닉 상무장관이 반도체지원법으로 보조금을 받아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 지분을 미국 정부가 일부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이 왜 TSMC 같은 기업에 돈을 주나.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그냥 주려 했던 돈을 미국인을 위한 지분으로 바꾸자’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은 인텔,과 마이크론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도 해당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신규 투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지분 인수 대상 기업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포함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보조금을 받은 국내 기업이 없고 미국 정부의 ‘지분인수’ 추진은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 인텔사처럼 보조금을 받은 부분에 대해 주식으로 바꾼다는 말인데, 그러나 한국 기업은 아직 보조금을 받은 곳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받은 보조금을 지분화한다는) 전제에 포함돼 있지 않고, 기업에서도 받은 연락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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