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제한되고 조정장(8∼9월)에 진입하는 시점이다. 7일 상호관세 발효를 시작으로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 부과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따른 시장 실망감이 위험 회피심리를 자극하고, 6, 7월 ‘서머랠리’에 따른 일부 차익 실현 빌미로 작용할 것이다.
1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고용지표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결과와 함께 물가 상승, 경기 둔화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는 예상치를 하회했다. 5월과 6월 수치가 크게 급감하면서 고용시장 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특히 6월 기준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의 3개월 평균이 15만 명이었지만 지난달 기준으론 3만5000명에 불과했다. 관세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고용 시장이 견고하다는 기존 인식이 깨지며 위험 자산의 매도 압력을 높이는 변수가 됐다.
지난달 31일 미국 S&P500지수는 최고가 기준 6,427로 역사상 최고치를 확인했다. 증시 버블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질 시기가 된 것이다. 역사적 최고치에 대한 부담, 특히 ‘닷컴 버블’과의 비교에 더해 주식-채권 수익률 격차가 좁혀지며 고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점은 부담이다. 바클레이스의 ‘주식 열광 지표(Equity Euphoria Indicator)’는 과거 자산버블 시기의 2배 수준이다. 투자 환경을 점검할 수 있는 지표 중 부정적인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행태도 증시에 소음으로 작용할 수 있다.
8, 9월 증시는 계절적으로 하락장이다. 미국 S&P500의 2021∼2024년 8월과 9월 평균 하락 폭은 각각 0.2%, 4.2%였다. 올해도 미국 증시의 6, 7월 상승장이 과거 패턴을 이어왔던 만큼, 8, 9월도 미국 증시의 하락이 글로벌 증시 하락 분위기를 조성하는 트리거가 될 것이다.
8, 9월 증시 하락은 시장 참여자에게 교훈을 줄 것이다. 펀더멘털(기초 체력)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일부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다. 이는 경기, 통화, 정책 환경을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한 증시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에서 멀어지고, 민간 부문 내수지표는 실질적으로 둔화되고, 관세 영향을 받은 고용시장 경고음이 커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단기간에 막을 내리기는 어렵게 됐다. 이로 인해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 증가와 공포지수(VIX) 변동성 확대, 그리고 전체 지수(투자 대상) 가격 하락에 연동되는 인버스 상품을 통한 헤지 수요가 커질 것이다.
8월보다 9월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위험자산의 비중이 확대되는 시기는 9월이 될 것이다. 8월과 9월의 조정 흐름은 올해 4분기(10∼12월)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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