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이달 중 역사적 전 고점(2021년 6월 종가 기준 3,305.2) 경신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코스피는 지난달 조정 양상을 보였다. 새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실망과 예상치를 하회한 2분기(4∼6월) 실적 탓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주춤해진 외국인 신규 자금 유입도 영향을 줬다. 해당 변수들은 긴 관점에서 놓고 보면 상승 추세를 억제할 변수들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달 중엔 역사적 신고가 기록을 쓸 수 있을까.
‘수급’이란 억제 변수를 먼저 봐야 한다. 코스피가 2021년 6월 전 고점 달성 당시 거래량이 많았다. 2021년 이후 매물대(특정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진 구간)를 10개로 나눴을 때 최상단 매물대(3,188∼3,302)가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11.3%다. 해당 지수대에서 코스피를 매수하고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상위 매물대는 저항선 역할을 한다. 오랜 공을 들여 원금을 회복했을 때 주식을 팔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과거 신고가 경신 랠리의 본질은 매물벽보다 펀더멘털 또는 기업 이익과 전망에 있었다. 현재와 가장 비슷했던 2020년 11월은 팬데믹 이후 ‘V자’ 반등했던 코스피가 실적 개선을 거쳐 한 차례 더 상승했던 구간이다. 현재의 두꺼운 매물벽은 저항선 역할을 과거보다 더 공고히 할 수 있지만 잡음보다 펀더멘털로 돌파할 수 있다. 현재 주가 상승세를 견인 중인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사이클,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이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면 추세를 신뢰해야 한다.
신고가 경신을 시도할 핵심은 실적 전망이다. 5∼6월 약진을 견인했던 외국인은 7월 중 주춤한 ‘약달러’ 탓에 감속에 나선 상황이다. 달러가 아직 추세적으로 강세로 전환하지 않은 덕에 이탈로 바뀌지는 않았다. 외국인 매수세는 확연히 약화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개인도 올해 7월 이후 이탈 양상이다. 밸류에이션과 외국인 수급 방향성 전반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완만히 상승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관세의 영향에도 견조한 수출은 상승 동력이다.
양호한 수출 배경은 관세 영향을 회피하는 품목의 존재감(반도체, 조선, 바이오헬스, 자동차 등)과 미국 모멘텀(동력)을 상쇄하는 동남아, 유럽 등 비미국 지역의 부상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보다 경기에 우려를 드러내며 이달 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했다. 세계 경기 지속성 유지에 우호적이다.
지수 전략 핵심은 코스피 12개월 선행(MF) 주당순이익(EPS) 추정이다. 국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장기간 재평가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우선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에 부합하는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후행 기준 1.1배다. 실적 추정치를 고려한 이달 코스피의 추정치는 3,100∼3,4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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