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원 몸값 부담에 관측은 갈려
애플 내부선 기술 뒤처져 위기감
메타-오픈AI-MS 등도 인수 경쟁
“기술-인재 빅테크 쏠림 가속화”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고조되면서 주요 빅테크들이 잇달아 스타트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유망한 AI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핵심 인재들을 영입해 스타트업이 가진 기술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다.
26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와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를 인수하기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이번 인수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지, 아니면 내부 논의 단계에서 끝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올 6월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퍼플렉시티 인수 가능성을 검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미스트랄AI 인수 논의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퍼플렉시티는 AI 기반의 검색 엔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설립된 지 3년에 불과한 기업이지만 세계 최대 검색 엔진 업체인 구글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 가치는 180억 달러(약 25조1200억 원)로 추정된다. 또 미스트랄AI는 2023년 설립된 프랑스 AI 스타트업으로, 미국의 오픈AI나 앤스로픽에 필적하는 유럽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100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의 기업 가치로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애플이 이들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선 업계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들 기업 인수에 필요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그동안 애플이 거액을 들여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도 드물었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업체이자 헤드폰 제조사 ‘비츠’를 2014년 3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최대 규모였다.
다만 AI 기술 개발이 뒤처지면서 애플 내부에서 위기감이 커지는 만큼 애플이 이전과 달라진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인수합병에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빅테크들은 이미 활발하게 AI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스타트업의 핵심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메타는 올 6월 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3억 달러(약 19조9800억 원)를 투자하고 이 회사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 CEO를 영입했다. 이어 지난달 ‘플레이AI’와 이번 달 ‘웨이브폼스’ 등 AI 음성 스타트업 두 곳을 인수했다.
오픈AI도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인수가 무산됐고, 그 틈을 타 구글이 지난달 2억4000만 달러(약 3354억 원)를 들여 윈드서프의 창업자 바룬 모한과 주요 엔지니어들을 영입했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의 공동 설립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과 직원들을 영입하며 6억5000만 달러(약9084억 원)를 지불했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가 인재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은 그동안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과 인재가 빅테크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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