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성장세 둔화에… 다시 불거진 ‘AI 거품론’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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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예상치 웃돈 64조원 매출에도… 주가 시간외거래서 되레 3% 떨어져
‘H20 中수출 중단’ 불확실성도 영향
“북미 빅테크 중심 수요 여전히 강해… AI 버블론은 지나친 해석” 반론도

엔비디아가 2분기(5∼7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오히려 3%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거품론’, 중국 사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향후 엔비디아의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AI 수요가 강하다는 긍정론도 혼재돼 있는 상황이다.

● 중국 우려와 성장세 둔화에 주가 하락

엔비디아는 27일(현지 시간) 2분기 매출 467억4300만 달러(약 64조8700억 원), 영업이익 284억4000만 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56%,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월가 예상치 460억6000만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그러나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가량 떨어졌다. AI 사업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고, 향후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이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AI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11억 달러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413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중국용 저사양 AI 반도체인 H20 판매가 2분기에 막혔던 영향이 컸다. 엔비디아는 H20의 수출 중단으로 45억 달러의 손실이 났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4월 H20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가 지난달 15% 수수료를 정부에 납입하는 조건으로 판매 재개를 승인했다.

이번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는 이 회사의 성장세 자체가 꺾이고 있다는 우려도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이번 분기의 엔비디아 매출 증가율(56%)은 지난해 2분기 122%에 크게 못 미쳤다. 또 엔비디아가 내놓은 3분기(8∼10월) 매출 전망치 540억 달러와 관련해서도 월가 내 평가가 엇갈렸다. 이는 전체 평균 전망치인 531억4000만 달러를 웃돌았지만 600억 달러로 예상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년간의 AI 붐 이후 (엔비디아)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걸 시사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중국 AI칩 수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러한 조치가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은 자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탈(脫) 엔비디아’를 위한 반도체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주요 지방정부는 2027년 반도체 자급률 7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가 설계해 SMIC가 생산하는 어센드 910B 칩은 엔비디아 H20의 85% 성능을 갖추고 있다.

● “AI 성장세 여전히 강력” 반론도

다만 북미 빅테크 중심으로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한 만큼 ‘AI 버블론’이 지나친 해석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최대 4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지정학적 이슈가 해결되면 H20과 관련해 20억∼50억 달러의 매출이 추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이 오히려 AI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사업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엔비디아 실적은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주가 하락은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 2, 3년간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가팔랐던 터라 이번 실적을 두고 일부 투자자들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며 “추론형 AI로의 진화와 각국의 소버린 AI 구축 등 AI 투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성장 둔화#AI 인프라#반도체#AI 버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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