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주식시장 진입할지보다
분산투자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미국 기업 주식 비중 높이고
안정적인 채권-금도 투자해야
Q. 퇴직금을 받은 50대 정년 퇴직자 A 씨는 퇴직 후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자 부동산 매입을 알아봤다. 하지만 최근 대출 규제 강화로 원하는 시기에 매입이 어려워지면서 퇴직금 운용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미국이나 한국 주식으로 수익을 거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주식 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이미 주식시장 호황이 정점에 달한 것은 아닌지, 앞으로 떨어질 일만 남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김현선 SC제일은행 부평지점 팀장A. 글로벌 주식시장의 지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우연한 결과가 아니며, 실적과 정책에 기반한 안정적인 흐름처럼 보인다. 미국은 주요 기업들이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통해 탄탄한 수익 기반을 증명했다. 릴레이 무역협상으로 관세 불확실성도 해소되고 있다. 여기에 각국 정부의 재정 및 통화 정책 여력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주식시장은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투자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 시장을 흔들 만한 부정적인 요인이 거의 없는 만큼 주식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단기적인 조정도 있지만 이는 주식시장의 과열을 식히고 다음 상승세를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미국은 관세 리스크가 빠르게 완화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 역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정보기술(IT) 및 커뮤니케이션 업종 중심의 실적 안정성 등은 여전히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사상 최고치 국면에서도 일시적인 변동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분할 매수가 여전히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이며, 그 대상을 미국 우량주로 좁혀보는 것도 좋다는 의견이다.
미국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유럽, 아시아, 신흥국 등 모멘텀이 확산되고 있는 지역에서도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외국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의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면서 당분간 정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가 주주환원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한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책 의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에서 순환매(주식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다른 업종이나 기업으로 순차적으로 옮겨가는 것)도 이어질 수 있다.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보다는 대형주 중심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주식 투자가 좋은 자산 운용 수단인 것은 맞다.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줄 채권 같은 안전자산도 적절한 비중으로 섞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하반기(7∼12월) 미국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진다면 채권도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신흥국 현지통화 표시 채권을 확보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금 역시 중장기로는 달러 약세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포트폴리오에 추가한다면 양호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투자에서 중요한 질문은 ‘지금이 고점인가’라며 타이밍을 묻는 것이 아니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전략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월가의 저명한 투자 전략가 하워드 마크스는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대비는 가능하다”는 말로 합리적인 투자 방향을 제시했다.
현 시점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투자자들의 고민은 ‘언제’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가 돼야 한다. 고점에 사는 것은 아닐지 두려워할 시간에 안정적인 분산 투자로 다음 기회를 설계하는 것이 결국 시장을 이기는 투자자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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