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글로벌 경쟁력 가진 한국 기업에 투자하자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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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영화에 등장했던 남산, 북촌을 구경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라면, 김밥을 먹는 쇼트 콘텐츠들이 인기 동영상으로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19년의 1750만 명을 넘어 2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증시에서 전통적 내수 산업이라고 여겨졌던 음식료에서 ‘텐베거’(10배 상승) 기업이 나왔다. 그 주인공은 삼양식품. 2년 전 10만 원 초반이었던 주가는 이제 160만 원을 넘어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명해진 붉닭볶음면이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면서, 해외에서 경쟁 제품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되며 매출·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SNS의 힘이 한 기업의 이익과 주가를 완전히 바꿔놓은 대표적 사례다.

‘K팝’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 아티스트들의 외모를 따라 하는 열풍도 크다. 한국의 화장품들이 미국 아마존의 분야별 상위권에 포진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이 SNS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에이피알은 K뷰티 2강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제치고 화장품 시총 1위에 등극했다. 피부과에 가야 받을 수 있는 시술을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 할 수 있는 ‘뷰티 디바이스’와 기초 화장품의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을 방문해 외모가 한층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코리아 글로업 챌린지(Korea Glow-up Challenge)’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 해외 유명 배우 킴 카다시안이 한국의 피부과에서 미용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리쥬란 제조사 파마리서치의 주가는 최근 3년간 10배 넘게 올랐다. 한국 의료진의 높은 성형·미용 기술과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뷰티 기업들의 제품·기기 개발이 만들어 낸 경쟁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재에서만 텐베거 주식이 나온 것은 아니다. 방산·조선·전력기기·원전에서도 지난 3년간 주가가 5∼10배씩 상승한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방산은 내수 중심의 매출 구조가 수출로 바뀌면서 기업들의 매출·외형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조선은 미국 정책 수혜로 외형이 확대되는 국면이다. 전력기기·원전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증설 수혜가 기대된다.

해외 투자가 보편화되면서 글로벌 선두 기업 주식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시대다.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확연히 높아졌다. 5년 전만 해도 국내 시장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투자자들의 주식 자산은 글로벌 선두 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다변화됐다. 지난달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액이 2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를 대변한다.

한국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는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팔란티어 등 장기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이 상위 종목에 포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나이티드헬스(헬스케어), 뉴스케일 파워(원전) 등 빅테크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 한국 주식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투자가 보편화된 만큼 철저하게 글로벌 경쟁 우위가 있는 한국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내수 산업#텐베거#삼양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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