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9개월간 중국 단체 관광객에 한해 무비자 정책이 시행된다. 관광산업이 민생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미치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시키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약 1730만 명에 달했다. 2016년 1696만 명이었던 방한 외국인 수는 사드(THAAD) 여파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2017년 1300만 명, 2018년 1510만 명으로 급감했다가 2019년 다시 회복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방한 외국인 수는 2023년 1000만 명으로 회복됐고 지난해 1500만 명을 넘겼다. 그리고 올해 1∼7월 누적 107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나 늘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입국자 수가 상반기(1∼6월)보다 하반기(7∼12월) 더 많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는 지난해보다 500만 명 늘어난 2000만 명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방한 외국인이 늘면서 한국 내수 소비 시장에 줄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하려면 우선 2022∼2024년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던 일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지난해 기준 3687만 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방문객 3188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들어서야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에 비해 일본의 외국인 방문객 수 회복이 더 빨랐다.
일본의 외국인 방문객 수가 증가하면서 일본의 내수 소매시장 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회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 소매시장 성장률은 각각 2.6%, 5.6%, 2.5% 성장했는데 같은 기간 일본 GDP 성장률은 각각 0.9%, 1.5%,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국내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분기(4∼6월) 외국인의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사상 최고치인 38억 달러(약 5조3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국내 소매 판매액의 3.3%에 해당한다. 카드 사용액만으로 외국인 소비가 내수 소매 판매의 3%를 넘어섰기 때문에 각종 페이, 현금까지 포함하면 실제 외국인들의 소비액이 한국 내수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 등으로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우리나라 내수 소비 회복의 마중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많은 관광객 유입이 기대되면서 한국이 제조업 중심의 경직된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관광산업이 우리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 되는 시기로 나아갈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소매 유통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 그리고 이들이 기분 좋게 지갑을 열기 위해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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