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본체 개발 기업 절반 中
데이터 생산량 41ZB, 전세계의 28%
글로벌 로봇 전공생 42%가 中 재학
“韓, 제조강국 강점 살려 상용화 필요”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과 함께 ‘피지컬 AI’ 선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혔지만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중국이 이미 압도적인 우위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찌감치 로봇 밸류체인의 핵심인 하드웨어를 선점하는 등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로봇 관련 전공 재학생의 42%가 중국 대학의 학생일 만큼 인재 확보 측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중국이 주도하는 AI+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로봇으로 대표되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독주 태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 하드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데다 올해 초 딥시크의 등장으로 로봇의 ‘뇌’에 해당하는 AI 기술까지 확보하며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로봇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부품의 90%를 국산화했다. 실제 일본의 컨설팅 기업인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인 ‘휴머노이드’ 본체를 개발하는 기업의 절반은 중국 기업이었다. 국내 한 전문가는 “같은 로봇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미국에서 만들려면 중국에서 부품을 다 조달해 와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진다”며 “중국의 로봇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방대한 데이터도 중국 로봇생태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AI가 로봇의 ‘뇌’에 해당한다면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는 좋은 ‘교재’에 해당한다. 특히 피지컬 AI의 경우 활용될 산업 환경에 특화된 실세계(리얼월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데이터 생산 총량은 약 41ZB(제타바이트·1ZB는 10의 21제곱 바이트)로 전 세계 데이터의 약 28%를 차지한다.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중국의 로봇 기업인 애지봇은 중국 상하이에 ‘데이터 수집 공장’을 설립하고 약 100대의 로봇을 투입해 매일 최대 5만 건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봇 활용이 대중화되면 로봇 제조사에 학습 데이터가 귀속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간의 데이터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中 전 세계 대학 로봇 전공 42% 차지
인재 풀도 압도적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대학의 로봇 전공 재학생 수는 58만여 명으로 세계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이에 더해 중국은 해외 고급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천인계획(千人計劃)’도 추진하고 있다. 이달 6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산하 정부출연연구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출연연 연구자 수백 명이 천인계획과 관련된 메일을 받았다. KAIST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같은 시기 149명이 유사한 메일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피지컬 AI를 육성하고 나선 만큼 인재 육성을 포함해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R&D), 규제 개선 등을 총괄하는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제조 강국의 강점을 살려 대규모 데이터 확보와 빠른 실증 및 상용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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