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9∼32%… 반년새 11%P 하락
“유임 지지” 47%, 사임 여론보다 높아
관세 협상 타결-자민당 우경화 우려
이시바, 의원 간담회서 유임 뜻 피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의 20일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는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계속 밝히면서 일본 정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다만 뚜렷한 새 총리 후보군이 보이지 않는 데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낮은 지지율과 별도로 “이시바 총리의 유임을 지지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이시바 총리의 퇴진 여부와 ‘포스트 이시바’ 자리를 둘러싼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지난해 10월 집권 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8일 발표된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모두 29%에 그쳤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조사에서도 32%에 불과했다. 특히 닛케이 조사에서는 올 1월(43%)과 비교해 불과 반년 만에 11%포인트가 하락했다.
닛케이 조사에서 자민당의 지지율은 24%였다. 자민당 지지율은 닛케이가 현행 여론조사 방식을 도입한 200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참의원 선거에서 약진한 참정당(13%), 국민민주당(12%), 입헌민주당(9%)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시바 총리의 퇴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시바 총리의 사임 여부를 묻는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유임해야 한다’가 47%로 ‘사임해야 한다’(41%)보다 높았다. 특히 자민당 지지층에서 ‘유임해야 한다’는 70%로, ‘사임해야 한다’(22%)를 크게 앞섰다. 자민당 지지층에선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을 ‘자민당 전체의 문제’(81%)로 꼽는 응답이 많았다. ‘이시바 총리 개인의 문제’란 응답은 10%에 그쳤다.
이시바 총리는 마이니치신문이 ‘차기 총리로 누가 적합한가’를 물었을 때도 20%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유사한 강경 보수 성향으로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상(15%)이 2위,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 대표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이 각각 8%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다만, 닛케이가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각 20%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다마키 대표(9%), 이시바 총리(6%) 순이었다. 이시바 총리의 유임 여부부터 ‘포스트 이시바’ 자리를 놓고 큰 차이가 있는 결과들이 나오며 혼돈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낮은 지지율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유임 응답이 많은 건 이시바 총리가 22일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타결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이시바 총리가 물러날 경우 자민당의 보수색이 지나치게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작용했단 분석이 많다.
한편 자민당은 28일 오후 참의원, 중의원(하원)들이 참석하는 양원 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NHK는 참석자를 인용해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퇴진 의견이 다수였지만 유임을 지지하는 의견들도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많은 의석을 잃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정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고 싶다”며 재차 유임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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