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인질 10명 송환할테니 영구 휴전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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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재안 수용 조건으로 내걸어
美-이스라엘은 거부… 협상 교착
이軍, 가자 배급소 발포 31명 숨져

지난 30일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피란민들이 대피하는 모습. 2025.06.01 가자시티=AP/뉴시스
지난 30일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피란민들이 대피하는 모습. 2025.06.01 가자시티=AP/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미국의 가자 전쟁 휴전안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영구 휴전’을 내걸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영구 휴전에 대해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외교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동에서도 삐걱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미국 측 휴전안에 따라 이스라엘 인질 10명과 시신 18구를 송환하겠다”며 “이는 영구적 휴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가자지구 내 우리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보장 등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스티브 윗코프 미 백악관 중동특사는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일부를 이스라엘에 송환하는 조건으로 60일간 임시 휴전을 제안했다. 중재안은 하마스가 일주일 동안 인질 10명을 두 차례에 걸쳐 송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하마스의 제안에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윗코프 특사는 하마스의 제안이 전해진 뒤 X를 통해 “하마스의 답변은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으며 휴전 논의를 후퇴시키는 안”이라고 했다. 이는 영구 종전에 응하지 않겠다는 이스라엘의 기존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 “하마스가 미국 측 휴전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전멸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중재안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근본적인 갈등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이어져 가자지구에서 5만 명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자 전쟁으로 확전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1일 새벽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구호품 배급 현장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향해 발포해 최소 31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 매체 와파(WAFA)가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이 올 3월 가자지구를 봉쇄하면서 주민들이 아사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지난달 27일부터 GHF 구호품 배급이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은 구호품 배급 현장에서 질서 유지 명목으로 1일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GHF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가자지구 지원을 위해 만든 조직으로, 이스라엘군 주둔지 인근에서 배급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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