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 툰베리, 구호품 싣고 가자지구로…“집단학살에 침묵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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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공습-구호물자 봉쇄에 항의…伊서 출항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한 국제 인권·환경 활동가 12명이 이스라엘의 해상 봉쇄를 뚫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남부에서 출항했다. 가자지구로 출발하기 전 기자회견 중인 툰베리의 모습. 2025.06.02[칸타니아=AP/뉴시스]

스웨덴의 기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22)가 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거듭된 대규모 공습과 구호물자 봉쇄에 항의하기 위해 배를 타고 가자지구에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툰베리는 이날 이탈리아 남부 카타니아항에서 국제 비정부기구(NGO) ‘자유선단연합’의 범선 ‘매들린’호를 타고 가자지구로 출항하기 전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생중계된 집단 학살 앞에서 전 세계가 침묵하고 있다. 침묵하는 방관자가 되지 말자”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툰베리가 눈물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매들린호가 툰베리 외에도 유명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배우 리엄 커닝엄, 팔레스타인계 프랑스인 리마 하산 유럽의회 의원 등이 탑승하기로 했다. 하산 의원은 반(反)이스라엘 활동을 이유로 이스라엘이 입국을 금한 인물이다.

이들이 가자지구까지 도착하려면 약 1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유선단연합은 지난달 초에도 다른 배를 타고 가자지구까지 항해하려 시도했으나 몰타 인근 공해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무산됐다.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이 거론된다.

자유선단연합은 이번 항해와 별도로 가자지구 육로 방문 또한 추진하기로 했다. 빠르면 이달 중순경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에서 가자지구 남단 라파의 국경 검문소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한 2007년부터 가자지구의 육상, 해상, 공중을 모조리 봉쇄했다. 가자지구가 ‘세계에서 가장 큰 감옥’으로 불리는 이유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는 날로 커지고 있다. 1일에도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배급소로 식량을 받으러 가던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30명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측이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은 ‘가짜 뉴스’라며 부인하고 있다.

2018년부터 기후 위기 대응 운동을 주도해 온 툰베리는 2019년 유엔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서 연설하며 전세계적 유명세를 탔다. 같은 해 시사매체 타임의 역대 최연소 ‘올해의 인물’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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