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뽑은 그림 올린 하메네이… 중동 미군기지 겨냥 미사일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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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하메네이, 결사항전 태세]
“전투 시작됐다… 대가 치를 것”
SNS에 7세기 유대국 정복자 이미지…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 동원해 반격
이스라엘 전투기 50대 테헤란 공습… 핵 원심분리기-무기 생산 시설 타격

하메네이가 올린 유대인 거주지 정복 이미지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18일(현지 시간) ‘X’에 이슬람 경전 꾸란의 “알라의 도움과 임박한 정복이 있을 것”이란 구절을 인용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사진 출처 하메네이 ‘X’
하메네이가 올린 유대인 거주지 정복 이미지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18일(현지 시간) ‘X’에 이슬람 경전 꾸란의 “알라의 도움과 임박한 정복이 있을 것”이란 구절을 인용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사진 출처 하메네이 ‘X’
“하이바르로 돌아간다.”

이란 신정일치 체제의 상징 인물이며 최고 권력자인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8일(현지 시간) 새벽 이스라엘에 대한 응징을 선언했다. 그는 X에 올린 게시물에서 “하이다르의 고귀한 이름 아래 전투가 시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이바르는 7세기 무슬림 군대가 정복했던 유대인 거주 지역이며, 하이다르는 이슬람 시아파 초대 이맘(지도자)인 알리를 뜻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항전 의지를 강조한 메시지란 평가가 나온다. 하메네이는 이 게시물에 검을 뽑아 든 남성이 불타는 성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미지도 올렸다. 그는 이날 오후 TV 성명을 통해선 “이스라엘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으며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중동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란 정권 교체를 이뤄 중동 외교 지형의 전환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46년간 중동을 흔들며 대립해 온 두 국가가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란은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비해 중동 내 미군기지를 공격할 채비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이란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로 공격”

호르무즈 해협서 포착된 미사일 발사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인 한국 선박의 선원이 촬영한 미사일 사진을 18일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이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은 계속됐다. 선원노련 제공
호르무즈 해협서 포착된 미사일 발사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인 한국 선박의 선원이 촬영한 미사일 사진을 18일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이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은 계속됐다. 선원노련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한 다음 날인 18일 새벽 이란과 이스라엘은 한층 강하게 격돌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표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해당 공격에 시속 6100km의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 파타-1을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전날 밤 탄도미사일 약 30발을 이스라엘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다만 AP통신은 “이란이 17일까지 발사한 미사일은 소수에 불과했다”며 “이스라엘이 이란의 여러 발사대를 공격한 뒤 감소세”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원할 경우 보복할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은 항공모함,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의 중동 지역 추가 배치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이 미군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마련해 놓았다고 17일 보도했다. 친이란 무장단체들도 미군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이스라엘, 전투기 50대로 테헤란의 원심분리기와 무기 시설 공격

네타냐후 총리도 거친 표현으로 이란을 위협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그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를 ‘현대판 히틀러’라고 칭하며 “전쟁이 끝나면 아랍 세계가 이스라엘에 더 문을 열 것이며 이 갈등은 궁극적으로 아브라함 협정의 확대를 촉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 중재로 체결된 이 협정에 따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 아랍권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에 나섰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는 물론이고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종교, 정치적 영향력도 억제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스라엘은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이란 수도 테헤란 일대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했다. 이스라엘군은 18일 “야간에 공군 전투기 50여 대가 테헤란에서 공습을 수행했다”며 “이곳의 원심분리기와 무기 생산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양측의 공세로 사상자도 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란에서 최소 224명이, 이스라엘에서 최소 24명이 숨졌다.

어느 쪽 미사일이 먼저 고갈되는지에 전쟁의 승패가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이란의 중거리 미사일 재고가 분석 기관에 따라 700∼1300개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한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의 재보급이나 개입 확대 없이 이란이 꾸준히 공격 강도를 유지하면 이스라엘은 미사일 방어를 10∼12일 정도 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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