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36년 통치’ 하메네이 최대 위기… 체제 존립 기로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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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하메네이, 결사항전 태세]
이슬람혁명 호메이니의 후계자
사망땐 후계자 놓고 대혼란 가능성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 교체를 거론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군사 개입을 검토하면서 36년 동안 이란을 통치하고 있는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86·사진)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신정일치(神政一致) 체제가 된 이란에서 하메네이는 종교 지도자로서 ‘신의 대리인’ 역할을 맡고 있는 동시에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행정수반일 뿐, 하메네이는 헌법상 국가원수로 대통령 인준 및 해임권을 쥐고 있다. 이 밖에 하메네이는 내각, 사법부, 국영 언론사 경영진 등 모든 공직에 대한 임면권과 대내외 정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다.

1939년 이슬람 성직자 가정에서 태어난 하메네이는 1979년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끈 이슬람혁명에 참여해 이란 왕정을 붕괴시켰다. 1989년 호메이니 사망 뒤 그의 최측근으로 꼽힌 하메네이가 권력을 승계했다. 최고지도자로 올라선 뒤 반대파를 대거 숙청하며 권력을 공고히 했다.

이번에 이스라엘이 집중 타격한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신정체제 수호를 위해 창설된 최정예 부대로 하메네이 권력의 핵심 축이다. 그동안 하메네이는 IRGC를 통해 체제 단속은 물론이고 반미, 반이스라엘 성향의 대외 정책을 펼쳤다. 그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친(親)이란 무장단체를 지원해 일명 ‘저항의 축’을 구축하고 핵 개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 공격으로 저항의 축이 사실상 궤멸 직전에 몰리고, IRGC 수뇌부도 대거 제거되면서 상당한 권력 기반을 잃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란의 정권 붕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46년간 이어진 신정일치 체제와 고강도 경제 제재에 지친 이란 국민들의 불만이 크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내부 결집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이란 여론이 현 상황을 외세에 의한 침략으로 여겨 이스라엘, 미국에 대한 반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만약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인해 사망한다면 후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 정국이 상당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반정부 성향 이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하메네이 사망 시 권력 공백 속에 정파 간 폭력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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