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휴전…핵시설 파괴 놓고 이스라엘-이란 상반된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5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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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핵무지 개발 저지하고 미사일 2만발 파괴했다”
휴전 즉각 이행 안해 트럼프에 욕먹자 “공로에 감사” 진화
이란은 “핵기술 해체 목표 못 이뤄” 美와 협상 재개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 휴전을 알리며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사진. 2025.06.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 휴전을 알리며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사진. 2025.06.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발효’ 선언 후에도 공격을 주고받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승리를 주장하며 불안한 휴전에 들어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세대를 거쳐 기억될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고 2만발의 탄도 미사일을 파괴해 “두 가지 실존적 위협을 제거했다”며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가까운 미래에 파멸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하고 휴전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찬사를 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백악관에 트럼프 대통령 같은 친구를 가진 적이 없다”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란 핵 위협을 제거하는 데 기여한 공로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레호보트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와이즈만 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이란에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24일 극적인 휴전에 합의했다. 레호보트=AP 뉴시스
네타냐후 총리의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욕설까지 써 가며 이스라엘에 불만을 표출한 지 몇 시간 뒤에 발표됐다. 24일 오전 0시(미 동부 시간 기준) 휴전이 발효된 후에도 이스라엘과 이란이 공격을 이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합의 파기의 책임이 “양측 모두에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에 상당히 실망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두 나라는 너무 오래 치열하게 싸워서 이제 자신들이 대체 뭘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며 휴전 이행을 촉구했다.

미 CNN방송과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며 “매우 단호하고 직설적으로”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추가 공습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파괴됐다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자국의 승리를 주장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같은 날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성명을 통해 “적이 후회 속에 패배를 받아들이고 일방적으로 침략을 멈추게 만드는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역시 이스라엘이 “심각하고 역사적인 처벌”을 받았으며 “시설 파괴, 핵기술 해체, 사회 불안 조장이라는 그들의 사악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성명과 별개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은 “국제 규범에 따라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달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 등지를 전격 공습하면서 중단된 미국과의 핵 협상을 재개하고자 하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이란#휴전#트럼프#중동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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