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시간 극한비행’ B-2 조종사, 소변주머니 차고 번갈아 쪽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5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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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버스터 2대 탑재하고 美미주리-이란 왕복
폭탄 2만7000kg…“투하 순간 기체 둥실 떠올라”

약 800m 지하에 설치된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는 ‘벙커 버스터’로 불리는 미국의 GBU-57F/B 대형관통폭탄뿐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런던에 본부를 둔 지정학적 위험분석회사 시빌라인(Sibylline)의 저스틴 크럼프 설립자겸 최고경양자는 이스라엘이 포르도의 핵 시설을 무력화할 아무 계획도 없이 전쟁을 시작했을 것으로는 상상할 수 없으며, 다른 대체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출처 : 英 텔레그래프〉 2025.06.18 [서울=뉴시스]
약 800m 지하에 설치된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는 ‘벙커 버스터’로 불리는 미국의 GBU-57F/B 대형관통폭탄뿐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런던에 본부를 둔 지정학적 위험분석회사 시빌라인(Sibylline)의 저스틴 크럼프 설립자겸 최고경양자는 이스라엘이 포르도의 핵 시설을 무력화할 아무 계획도 없이 전쟁을 시작했을 것으로는 상상할 수 없으며, 다른 대체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출처 : 英 텔레그래프〉 2025.06.18 [서울=뉴시스]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한밤의 망치’ 작전을 위해 미국에서 이란까지 쉬지 않고 37시간을 왕복한 미 공군 B-2 폭격기 조종사들에게 관심이 몰리면서, 이들이 수행한 ‘초장시간’ 임무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B-2 훈련은 전용 격납고가 위치한 미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24시간 연속 비행을 하는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이뤄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밤의 망치’ 작전에서 B-2 7대를 동원해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폭탄 14발을 처음으로 실전 투입했다. 폭격기 한 대당 조종사 두 명이 탑승하고 총 6만 파운드(약 2만7000kg)에 해당하는 벙커버스터 2개를 실었다. 이번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도 시뮬레이션 훈련이 길면 몇 주가량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코소보 작전에 참여했고 9년간 B-2 폭격기 조종사로 복무했던 스티브 바샴 전 유럽사령부 부사령관(퇴역 중장)은 “이번 벙커버스터는 워낙 무거운 만큼, 투하하는 순간 비행기가 잠시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2 조종사들이 주로 투하하는 폭탄이 2000파운드(약 900kg)의 정밀 유도탄인 만큼, 평시의 훈련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을 것이란 의미다.

B-2 임무가 30시간 이상 이뤄진 첫 사례는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얼라이드 포스’ 작전으로, 미국 미주리주에서 코소보까지 왕복 31시간을 비행했다. 이후에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에서도 ‘마라톤 비행’ 임무가 이어졌다. 오늘날 화이트먼 공군 기지의 의료진은 B-2 출격을 앞두고는 조종사들이 장시간 비행을 준비할 수 있도록 미리 수면 일정을 조정하고 탈수를 막기 위해 다량의 수분 섭취를 연습하는 등 신체를 준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N방송도 이날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44시간 동안 B-2를 몰아 역대 최장 시간 비행 임무 기록을 세운 미 공군 퇴역 대령 멜빈 G. 디아일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보통은 출격 직전까지도 정확한 시간 계획을 통보받지 못한다”라며 자신도 작전 당시 출격 3∼4시간 전에야 잠에서 깨어나 브리핑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일단 출격한 뒤에는 조종사 두 명이 조종석 뒤에 마련된 1인용 간이침대에서 3∼4시간씩 번갈아 쪽잠을 잔다. 이착륙과 공중 급유, 그리고 적국 영토의 상공을 비행하는 중에는 좌석에 앉아 있도록 규정됐다. 디아일 대령은 과거에는 의사들이 ‘고필’(go pill)이라고 부르는 (각성제) 암페타민의 사용을 승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종석 뒤에는 음식을 데우는 소형 전자레인지도 장착됐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대부분 샌드위치처럼 가열할 필요가 없는 간단한 식사를 선호한다고 NYT는 전했다. 바샴 중장은 로이터통신에 조종사들이 수면과 영양교육을 받는다며 자신의 단골 메뉴가 통밀빵에 칠면조 고기를 넣고 치즈는 뺀 저염 샌드위치였다고 말했다.

조종석 뒤에는 화학물질로 냄새를 막는 간이 화장실도 한 개 설치됐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화장실이 넘칠 것을 우려해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일 대령은 대신 고양이 모래가 담긴 기저귀형 장비, 이른바 ‘소변 주머니’를 사용했다며 “주머니가 얼마나 쌓이는지를 세어가며 수십 시간의 비행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미국#B-2 폭격기#조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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