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 결렬 대비 ‘가자 합병’ 검토… 국제사회는 기아 위기 비판하며 휴전 촉구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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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정 강경파 “가자, 분리할 수 없어”
일각선 “인질 위험에 빠뜨릴 것” 지적
佛이어 英도 “팔 국가 인정할것” 압박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휴전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가자지구 병합이 비중 있게 검토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의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연정을 구성하는 극우 성향 정당에서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가자지구 병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조치라 실제 추진 시 큰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가자지구를 부분적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군 지휘관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각료들은 가자지구 합병 방안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특히 연립정부 내 강경론자들은 가자지구 병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쿠드당의 모셰 사다 의원은 “앞으로 일어날 일은 가자지구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정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정부 내 극우파 인사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이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페르 구테르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점령에 나선다면 하마스는 더 많은 이스라엘인을 목표로 삼고, 폭발물과 저격수로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주민들의 기아를 우려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은 커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끔찍한 상황을 끝낼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두 국가 해법’을 위한 장기적 평화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급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따른 기아 위기를 비판하며 이스라엘 외교·안보장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9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에 기아는 없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많은 책임이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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