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에게 완전히 버림받아”
660일 억류된 이스라엘인 호소
2일 가자지구 배급소-국경지대서
이스라엘軍 총격으로 29명 사망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때 붙잡혀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 에비아타르 다비드가 최근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내 무덤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구덩이를 파고 있다. 사진 출처 하마스 텔레그램 채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이스라엘 인질과 영양실조 상태인 팔레스타인 어린이의 영상을 연이어 공개했다. 가자지구의 참상을 드러내며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휴전 협상 참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660일 넘게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 에비아타르 다비드(24)의 영상을 공개했다. 다비드는 좁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생활하며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다. 그는 삽을 든 채 “이곳이 나의 무덤일 것 같다. 며칠간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나는 총리에게 완전히 버림받았다. 총리는 나와 적에게 잡힌 모든 인질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모습도 공개하며 “점령군(이스라엘군)이 그들을 굶기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마스 연계 무장조직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는 지난달 31일 독일·이스라엘 이중 국적자인 인질 롬 브라슬라브스키(21)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가자지구 기아 위기에 대한 뉴스를 시청하다 이스라엘 정부에 석방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스라엘군은 생존자 기준 현재 20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을 이어 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일 굶주린 가자지구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러 모인 가자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 2곳 근처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국경 인근 검문소에서도 식량을 받기 위해 몰려든 군중 19명이 총격에 사망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발포 사실을 부인하며 최루 스프레이나 공포탄만 사용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한편 유엔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GHF 배급소 근처에서 859명이 사망했다. 또 유엔 주도 식량 수송 경로에서도 수백 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은 구호품 공중 투하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식량 등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가자 주민들에게 식량이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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