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뼈 앙상한 인질 영상에도 공격 강화 방침…“협상 무의미”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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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영상은 거짓 선전…일부러 굶겨 죽이는 것”
이번 주 공격 확대 결정 방침…내각 의견 분분
이스라엘 요청으로 5일 유엔 안보리 회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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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의 가자지구 억류 인질의 모습이 공개됐음에도, 하마스와 협상은 무의미하다며 공격 강화 방침을 시사했다.

3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발표한 영상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원하는 걸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그들은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 우릴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영상을 “끔찍하다”고 표현하며 “충격받았다”고 하면서도, 하마스의 ‘거짓 공포 선전’이라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들을 둘러싼 하마스 괴물들은 두꺼운 살집의 팔을 갖고 있다”며 “그들에겐 먹을 것이 있지만, 나치가 유대인을 굶겨 죽인 것처럼 (인질들을) 굶겨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린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질들을 구출하고 하마스를 제거하며, 가자가 다신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더욱 강한 결의를 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이슬람지하드(PIJ)가 주말 사이 공개한 영상에서 이스라엘 인질들은 영양실조로 창백하고 뼈만 앙상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한 인질은 자신의 무덤이 될 수도 있는 곳이라며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영상 속 인질들의 상태는 이스라엘 사회에 충격을 줬고, 주말 대규모 반전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타협보다 공세 강화로 인질 석방을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한 외교 소식통은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가 협상에 미온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결정적인 군사적 승리를 통해 인질 석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투 외 지역을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 반입을 병행할 것이라며, 가능한 한 하마스 통제 지역 밖에서 지원을 제공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도 이와 관련해 접촉 중이라고 덧붙였다.

채널12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주 군사 작전을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며, 나머지 안보 내각 구성원들은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극우 장관들은 찬성,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과 데이비드 바르네아 모사드 국장 등은 반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의 영상 공개 이전부터 인질들의 상태를 수차례 보고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들은 와이넷에 “시각적 충격은 여전히 끔찍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던 건 아니었다”고 전했다.

안보 당국은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인질들이 극도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고 보고했다. 다만 식량 자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만 제공하라는 지침이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은 전투 확대 계획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질가족포럼은 “전쟁을 확대하면 이미 즉사 위험에 처한 인질들의 생명이 더욱 위험해진다”며 “그들은 더 이상 끔찍한 날들을 견뎌낼 수 없다. 가자 전쟁 확대는 세기의 패착이 될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생존 인질을 20명으로 추정된다. IDF는 최소 28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 인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는 이스라엘 요청으로 소집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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