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시티 지상작전 돌입…대규모 공습뒤 전차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6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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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조명탄이 도시를 비추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에 전차 등을 동원한 지상군을 투입했다. 가자시티=AP 뉴시스
이스라엘이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했다. 지난 달 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장악 계획 발표 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공습을 이어오다 전차 등을 앞세워 지상군 투입을 개시한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 도하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고위 인사 거주시설 공습을 감행한 것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탸냐후 총리 간 불협화음이 일고 있단 분석도 나왔지만, 결국 미국이 다시 한번 이스라엘의 보복전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와이넷 등에 따르면 15일 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에 약 20분간 37차례에 걸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후 전차를 동원한 지상군을 투입했다. 이번 공격은 가자시티 중심부 알 잘라 거리와 해안가 셰이크 라드완, 알카라마, 텔 알하와 지역에 집중됐다. 또 이스라엘군은 부비트랩 로봇과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도시 상공에서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가자시티 거주민들은 이스라엘의 포격이 ‘불의 띠(belt of fire)’를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지옥 같은 밤”이라며 “가자시티에 대해 이스라엘군이 모든 종류의 폭격과 무기를 사용했다”고 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지난 2년간 가자 북부에서 목격되지 않았던 전쟁 양상”이라고 전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는 향후 며칠 동안 더 많은 지상군이 가자시티로 진입할 거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지상군 투입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지상 작전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다”고 액시오스에 밝혔다. 미국 당국자는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이 아니라 네타냐후의 전쟁”이라고 했다. 지상전을 트럼프 행정부가 용인했지만 그 책임은 네타냐후 총리에 있다는 얘기다.

앞서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나는 이번 일에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동지역 최대 규모 미 공군기지를 둔 우방국이 공격당했음에도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이날 루비오 장관은 지상군 투입 몇 시간 전 네타냐후 총리와 공동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사태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식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이를 모색하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카타르로 향하면서 “이스라엘이 작전을 시작했다. 우리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시간은 아마 며칠, 길어야 몇 주밖에 남지 않았다”며 하마스를 압박했다.

한편, 카타르는 이날 도하에서 아랍·이슬람권 국가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이스라엘과의 외교 및 경제 관계를 재검토하겠다”며 자국을 공습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카타르는 이스라엘과 수교는 하지 않았지만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이어왔다. 60개국 정상들이 참여한 이번 회의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은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을 주장하면서 왜 모든 협상가들을 암살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가자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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