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처럼 행세하는 트럼프 “내가 왕이라는 느낌 없다”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13일 0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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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맞춰 열리는 군사 퍼레이드 맞서
전국에서 “왕은 없다” 시위 계획에 발끈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그를 겨냥해 이번 주말 열릴 예정인 “왕은 없다(No Kings)” 시위에 대해 발끈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왕은 없다” 시위는 트럼프의 79번째 생일인 오는 1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군사 퍼레이드와 같은 날 미 전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는 “내가 왕이라는 느낌은 없다. 무언가를 승인받기 위해 지옥을 겪어야 한다”며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신이 왕처럼 통치할 수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왕이라면 ‘이건 못 받겠다’고 말할 것이다. 왕이라면 캘리포니아 의제에 대해서 말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의제는 캘리포니아 주의 휘발유 차량 단계적 폐지 정책을 뒤집는 연방 의회 공동 결의를 가리킨 것이다.

트럼프는 “아니다, 아니야. 우리는 왕이 아니다. 우리는 전혀 왕이 아니다, 매우 고맙게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 2월 민주당과 갈등을 언급하면서 자신을 왕에 비유한 바 있다.

뉴욕시의 혼잡 통행료 정책을 중단시키려한 트럼프가 소셜 미디어에 “혼잡 통행료는 끝났다. 맨해튼, 그리고 뉴욕 전체는 구원받았다. 왕 만세!”라고 썼고 백악관 공식 X 계정이 트럼프가 왕관을 쓴 일러스트를 올렸다.

이후 연방 법원이 트럼프가 혼잡 통행료 정책을 폐지하려는 시도를 막는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는 뒤늦게 자신이 왕이라는 주장과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2기 대통령 취임 이래 대통령 권한을 최대한으로 확장하려 노력해왔으며 백악관의 공식 행사를 왕실적 분위기와 종교적 정당성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기도 했다.

트럼프는 2021년 1월6일 의회폭동 가담자들을 광범위하게 사면했으며 중범죄가 선고된 정치적 지지자들을 사면했다.

또 트럼프가 발한 150건 이상의 행정명령 가운데 일부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정치적 반대자로 보이는 정부 당국자들을 숙청하고 이를 자랑해왔다. 연방 기관들의 권한을 무시하고 의회가 이미 승인한 자금을 동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정부 내 자신의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들을 공격하고 약화시키려 했으며, 이러한 행동은 비판자들이 그를 독재적이거나 군주적인 통치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핵심 근거가 되어 왔다.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들을 공격하고 조세와 지출과 관련된 의회의 역할을 무력화시켰고, 정부 내부의 제약을 무시했으며, 로펌과 대학 같은 외부 권력 기관들까지 자신의 의지에 굴복시키기 위해 정부 권한을 활용했다.

토요일에 예정된 군사 퍼레이드는 트럼프가 군사력을 노골적으로 정치적 방식으로 과시하려는 또 다른 사례이며, 무장한 군대의 장식 속에 자신을 둘러싸고자 하는 욕구의 연장이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군사 퍼레이드 중 시위에 나서는 사람들은 “매우 강력한 무력”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폭력적 충돌과 헌법이 보장하는 평화적 시위 사이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No Kings” 행진 주최 측은 군사 퍼레이드를 피하기 위해 14일 워싱턴에서 시위를 계획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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