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병대 LA 현장 투입 시작…첫날 민간인 일시구금도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14일 11시 53분


코멘트

군 “법 집행 않고 집행관 보호만” 강조
민간인 2시간 구금…경찰은 바로 석방
‘민간에 軍배치, 법 무너뜨리려는 시도’

AP뉴시스
AP뉴시스
로스앤젤레스(LA)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 8일차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를 규탄하는 ‘노 킹스’ 시위를 하루 앞둔 13일(현지 시간) 미국 해병대 병력 현장 투입이 시작됐다.

미 해병대는 시민을 대상으로 법 집행에 직접 나서지 않고 경비 등 지원만 맡는다는 입장이지만, 첫날부터 민간인을 일시 구금한 사례가 확인됐다.

AP통신, ABC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스콧 셔먼 ‘태스크포스51’ 사령관(육군 소장)은 13일 “약 200명의 해병대원이 LA의 윌셔 연방건물 보호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 항소법원이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LA 병력 배치가 불법이라고 본 하급심 판단의 효력을 임시 정지시키고 대통령 지휘권을 인정한지 하루 만이다.

태스크포스51은 국내 비상사태 발생시 연방정부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휘하는 합동부대로, 현재는 LA에 배치 결정된 4000명의 주방위군과 700명의 연방 해병대 병력을 지휘하고 있다.

셔먼 사령관은 “군인들은 법 집행 임무를 수행하는 연방 집행관들을 보호하는 임무로 전환될 것”이라며 “(현역) 군인들은 법 집행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집행관 보호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포시 코미타투스법(Posse Comitatus Act)’에 따라 국내 치안 유지 등 법 집행 업무를 맡을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에,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합법적 집행기구를 지키는 역할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병대는 13일 민간인 남성을 일시 구금했다가 경찰에 넘겼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참전 예비역인 마르코스 레아오(27)는 해병대의 정지 지시를 듣지 못한 채 재향군인회 방문을 위해 윌셔 연방건물에 진입했고, 곧바로 제압돼 2시간 동안 구금됐다.

미 육군 북부사령부는 이에 대해 “군은 특정 상황에서 일시 구금 권한을 가지고 있고, 적법한 민간 법 집행관에 넘기면 구금은 종료된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역 병력의 시민 대상 경계작전은 군의 민간 개입을 금지하는 법령을 형해화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세차장에서 사람들을 쫓아다니거나 학교 근처에서 가족을 위협하거나 군대를 파견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LA의 걱정은 시위대가 아니라 연방정부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짐 맥도넬 LA경찰국장도 “병력 배치가 지역의 법 집행기관(LA 경찰)에 상당한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LA 경찰은 미 해병대로부터 레아오의 신병을 넘겨받은 뒤 곧바로 석방했다.

미 해병대에서 군검사와 판사로 근무했던 게리 솔리스는 “어떤 상황이든 민간인 바로 옆에 총을 든 군인을 배치하는 것은 아직 오지 않은 일의 전조”라며 “군의 법 집행을 금지하는 포시 코미타투스법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라고 우려했다.

NYT에 따르면 13일 오전 기준 미 전역에서 체포된 누적 인원은 1200명을 넘어섰다. LA에서는 12일 49명이 체포되는 등 총 630여명이 당국에 붙잡혔다.

14일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권위주의적 정책에 반대하는 ‘노 킹스’ 시위가 미 전역 약 2000개소에서 예정돼 있다. 이날은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가 열리는 날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