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에서도 결국 군사행진 실시…전국에선 트럼프 반대 시위 계속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15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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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창설 250주년 행사와 트럼프의 79회 생일 겹친 14일
워싱턴 시내에 군대와 헬기, 탱크등 행진 나서..관중 20만
트럼프, 2017년 파리의 시가행진 본 후 “군사 행진의 꿈”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14일(현지시간) 탱크, 군부대, 군악대가 모여서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대규모 행진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는 국민의 힘을 과시하는 수 천 수만 명의 트럼프 반대 시위가 계속되었다.

미군의 건군 2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대규모 군사 행진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시위대는 전국의 거리와 공원을 메우고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 왕을 자칭하는 자로 비난하며 대규모 행진을 시작했다.

시위대는 트럼프가 이민 추방에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군대를 풀어 대응하면서 수도 워싱턴에서 탱크와 수천 명의 군대, 공군기의 에어 쇼 등을 하고 있는 행태를 강력히 비난했다.

워싱턴 시내에서는 반전 시위대가 “무인기 대신 주택을!”이란 펼침막을 들고 백악관 앞 중심가인 내셔널 몰에 미군 탄생일 축하를 위해 전시된 각종 탱크와 장갑차, 헬기, 군사 장비 부근에서도 항의 시위를 벌였다.

축하 행사장 바깥 쪽에서는 행상들이 이번 군사축제와 관련된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고, 또 다른 상인들은 트럼프를 주제로한 각종 기념품과 상품 들을 파느라 분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프랑스에서 건군 기념 행진을 보고 온 이후로 자신의 79세 생일과 같은 날인 이 날 미군 창건 기념일에 군사행진을 꼭 하겠다는 소원을 피력해 왔다.

트럼프에게 투표했다는 해군 제대자 더그 헤인스는 AP기자에게 이 날 하루종일 계속되는 건군 250주년 축하행사에 나왔지만, 이번 군사행진이 나중에 추가로 계획된 것은 “ 약간 본말이 뒤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처의 탱크 한대를 가리키면서 그는 “저런 탱크가 워싱턴 시내의 도로 위를 굴러가는 것은 전세계를 향한 ( 미 군사력의) 대담한 과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군사 행진은 원래 링컨 기념관에서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궂은 날씨에 폭풍이 예보되어 있고 다른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어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날씨든 시위사태든 그로 인한 연기나 취소는 없다고 일축하면서, 14일 아침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위대한 군사 행진은 비가 오든 해가 나든 무조건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그는 시위대를 향해 “엄청난 대규모 군병력의 진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군사행진 시작 몇 시간 전에 이미 반트럼프 손팻말을 든 대규모 시위대가 백악관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 차량들과 경찰 자전거 부대의 호위를 받는 이 시위대는 거대한 펼침막을 들고 있었고 거기에는 “트럼프는 당장 나가라”( TRUMP MUST GO NOW)고 쓰여 있었다.

이번 군사행진은 원래 미군 창설기념일 축하행사에 없었다가 불과 몇 주일 전에 갑자기 덧붙여졌다. 이 행사는 무려 4500만달러의 추가 비용과 탱크들의 행진으로 시내 도로면이 모두 찢길 것이 우려돼 엄청난 반대가 일어났다.

미군은 도로면 보호를 위해 행진 노선을 따라 금속판을 까는 등 여러가지 조치를 준비해 이번 행진을 성사시켰다.

AP통신-NORC 공공문제 연구센터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 10명 중 6명은 이번 행진을 정부 돈의 “좋지 않은 사용”에 해당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78%에 해당하는 절대 다수는 군사 행진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고 이 여론조사는 밝혔다.

다른 대통령들은 보통 회피했던 군사력 과시를 위한 미군의 행진을 하루종일 실시하기로 한 트럼프는 이로 인해 군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과 함께 수많은 항의와 법정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주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이민추방 반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해병대와 주 방위군까지 투입해서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파병금지 소송제기와 기각 등 법적 다툼도 연이어 계속 중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인 2020년에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 참가자들이 도로를 점거한 데 대해 주지사들이 각 주에서 주방위군을 투입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현역 미군들을 파병하겠다며 무력 사용을 주장한 바 있다.

원래 미 국방부의 원칙은 정복을 입은 군인은 정치활동에 참가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의회와 군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대규모 군사 행진의 정치적 이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파리에서 바스티유 데이 행진을 두 시간이나 구경한 트럼프는 샹젤리제의 그 행진 보다 더 크고 화려한 군사행진을 워싱턴 시내에서 거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14일 군사행진에는 총 6600명의 군인과 50대의 헬기, 60톤짜리 M1 에이브람스 전투용 탱크와 약 20만 명의 관중, 행진에 관련된 보안 인력 등이 동원되었다.

행사의 마지막은 상공을 선회하던 군 헬리콥터와 공군기에서 낙하산 부대가 투하되며 미국 국가를 리 그린우드가 부르고 폭죽 놀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장식된다.

아직도 진행 중인 이 행진을 시위대가 방해할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몇 시간 전부터 수백 명의 시위대가 행진 가도에 집결되어 있었지만 아직은 보안상의 위협이 될만한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워싱턴=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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