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공습 충돌]
공습 중단 요구했나 묻자 답변 회피
“美 중재역할 사실상 포기” 지적 커져
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이 협상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때로는 그들이 싸워서 해결해야(fight it out)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 카드로 이스라엘의 공습을 묵인한 데 이어 양국 간 무력충돌을 막는 중재 역할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에 이란 공습 중단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말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중동의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 방위와 관련해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G7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이 주요 의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자국은 관련이 없다며 거리를 두면서도 친(親)이스라엘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재차 이란에 “협상 기회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습에 위축된 이란이 외교 협상에 나서고, 미국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이 국제 갈등 중재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무력충돌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는 평화의 중재자가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에선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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