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간) 미 텍사스주 커빌에서 주민들이 홍수 피해를 입은 과달루페강 일대를 내려다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텍사스주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면서 캠프 행사에 참여했던 어린이 28명을 포함해 104명이 희생됐다.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텍사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4일 텍사스 중부 지역 커 카운티에 쏟아진 폭우로 인근 지역 캠프 행사에 참여했던 28명의 어린이가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커 카운티에서만 84명이 목숨을 잃는 등 이번 재해로 인해 지금까지 104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에는 아직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희생자만 32명에 이른다.
이번 캠프 행사에 상담사로 참석한 뒤 실종된 캐서린 페루조(19)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캐서린은 강인하고 사랑이 넘치는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며 “그녀는 자신의 오두막에 있던 소녀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구조대와 자원봉사자들은 생존자와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커 카운티에서는 6일(현지시간)에도 많은 비가 쏟아지며 대피 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수색 작업에 나선 자원봉사자 로버트 모글링 씨(55)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침 내내 생존자를 찾지만, 처음에만 몇 명 구조됐고 그 이후로는 아무도 구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텍사스 중부 홍수는 최근 100년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홍수 중 하나로 기록됐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113명이 홍수로 사망하고 있다. 기상과 관련해 사망하는 6명 중 1명이 홍수로 사망하는 셈이다.
일각에선 이번 홍수에 많은 희생자가 나온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삭감된 국립기상청 예산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 부처 예산이 줄었고 국립기상청(NWS) 역시 4000여 명이던 직원을 3400여 명 수준으로 줄였다. 이 때문에 일부 예보 사무소는 야간 업무를 중단하기 시작했고 예보에 필요한 기상 관측 기구 수를 줄이기도 했다.
텍사스 홍수가 트럼프 대통령 리더십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상원 민주당 최고위원인 척 슈머 상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감찰관 대행에게 국립기상청(NWS)의 감축과 인력 부족이 텍사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사망자 수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사태 심각성을 인지한 백악관도 대응에 나섰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텍사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빗 대변인은 “이번 방문이 복구 작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현지 관계자들과 조율 중”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인 지난해에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홍수 피해를 본 노스캐롤라이나에 즉각 방문하지 않은 점을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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