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에 패트리엇 지원”… 푸틴 휴전 거부에 입장 바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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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휴전 할듯하며 폭탄 공격”… 러에 강한 불만, 중대 조치 예고
원유산업 직접 제재 포함 가능성… 美매체 “러 공격용 미사일 줄수도”
佛, 국방예산 2배 확대 3년 앞당겨

“(우크라이나의) 방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패트리엇 미사일을 보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체계를 지원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자신의 거듭된 휴전 압박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거부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계속하자 ‘미국산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것을 지양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0일 NBC 인터뷰에서 “14일 러시아에 대한 중대 조치를 발표하겠다”고도 예고했다. 패트리엇에 이은 미국산 무기의 추가 지원, 러시아 원유 사업에 대한 제재 등이 거론된다.

특히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해 곳곳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등의 공격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와의 갈등 고조를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만 제공하겠다고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에 미온적인 러시아에 대한 중대한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나토 통해 패트리엇 우회 지원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한 패트리엇 우회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들(나토)에게 매우 정교한 군사 장비(패트리엇)를 보낼 것이고 그들은 우리에게 100%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14, 15일 미국을 방문하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도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논의를 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이 낮에는 자신과 통화하며 휴전을 할 것처럼 행동하지만 저녁에는 우크라이나에 폭탄을 투하한다며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또한 “독일에서 우크라이나로 (미국산 무기를) 옮기는 게 미국 공장에서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1개 포대당 최소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인 패트리엇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요격에 효과적이다. 현재 미국이 직접 지원한 6∼8개의 포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어 등에 쓰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재고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패트리엇 운용에 필요한 방공미사일 30기의 추가 인도를 갑작스럽게 중단했다. 러시아는 이를 틈 타 연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습을 퍼부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운영 중인 패트리엇으로는 러시아의 전방위 공격을 막기 어렵다”며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가능성도 우크라이나엔 부담이다. 최근 영국 더타임스가 입수한 우크라이나 정부 문서에 따르면 북한이 수개월 내 러시아에 3만 명 이상을 추가 파병하고, 이 중 상당수가 올 9월 열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연합 군사훈련 ‘자파트 2025’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러 원유 직접 제재 검토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중대 발표에 러시아 원유 산업에 대한 직접 제재가 포함될지도 관심이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대(對)러시아 강경파인 집권 공화당의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은 줄곧 대통령에게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 등이 주도한 러시아 제재 법안에는 러시아산 원유, 천연가스, 우라늄 등을 구입하는 나라에 500%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국가의 반발, 유가 상승 등을 우려해 그간 이 법안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공습 확대로 최근 공화당에서 법안 통과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고 AP통신은 진단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13일 액시오스에 “트럼프는 푸틴에게 정말 화가 나 있다. (14일) 트럼프의 발표는 매우 공격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같은 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첫해인 2017년 320억 유로(약 51조5000억 원)였던 국방 예산을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까지 640억 유로(약 103조 원)로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두 배로 늘린다는 기존 목표를 3년 앞당겼다. 러시아의 위협 고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안보 자강’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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