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엡스타인에 음란 그림 담긴 편지 보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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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짜뉴스…소유주 머독 등 고소”

AP 뉴시스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미국 월가의 유명 투자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접대 명단’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에게 직접 보낸 음란한 편지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이 아니라며 “조만간 월스트리트저널을 고소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17일 WSJ에 따르면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기슬레인 맥스웰은 2003년 엡스타인의 생일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수십 명의 엡스타인 친구들로부터 편지를 받아 일종의 앨범을 만들었다. WSJ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쓴 편지를 직접 검토했다”고 했다.

WSJ은 “트럼프의 편지는 앨범에 있는 다른 편지들처럼 음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타이핑된 몇 줄의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들은 두꺼운 마커로 직접 그린 것으로 보이는 나체 여성의 윤곽선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보도했다. 또 작은 곡선 두 개를 그려 여성의 가슴을 표현했고, 허리 부분에 ‘도널드’라는 서명을 구불구불하게 적어 음모처럼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편지는 ‘생일 축하한다. 그리고 매일매일이 멋진 비밀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끝맺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WSJ에 “그건 내가 아니고 가짜다. 나는 평생 그림, 여성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며 기사를 실으면 소송하겠다고 경고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WSJ 보도 몇 시간 이후 트루스소셜에 “거짓되고 악의적이며 명예 훼손적인 기사”라며 “조만간 WSJ과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 등을 고소할 것”이라고 올렸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금융인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이다. 엡스타인의 사망 이후 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는 등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딥스테이트(막후 실세 관료 집단)가 민주당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엡스타인 파일을 숨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당선되면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하지만 이달 초 법무부가 엡스타인 ‘고객 명단’이 존재하지 않고 타살 증거도 없다고 밝혀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거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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