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경제적 문맹…가난한 라오스에 40% 관세 의미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5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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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래트너 美재무부 前고문 NYT 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백악관에서 국가별 상호관세가 적힌 자료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부 고문을 지낸 스티븐 래트너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는 경제적 문맹”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인 것은 미국에 도움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4일(현지 시간) 래트너 전 고문은 “우리는 가장 기본적이고 반박할 수 없는 경제 원칙을 근본적으로 무시하는 대통령을 갖게 됐다”며 “최근 그의 무모한 관세 정책으로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통령은 경제학의 가장 기본 개념인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래트너 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다닐 때 ‘관세는 궁극적으로 미국 소비자가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는 내용을 배웠을 것이라며 “관세 부과 이후 많은 수입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로 가구, 가전재품, 수입차 등을 꼽았다.

래트너 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일자리 증가 폭이 예상치보다 적다며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부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해고한 사건도 비판했다.

래트너 전 고문은 “트럼프의 무지는 관세가 곧 세금이라는 개념을 훨씬 넘어선다. 그는 무역 적자가 다른 나라에 돈을 빼앗기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산 이어폰을 100달러에 산다면, 이어폰을 사는데 돈을 쓴 것이지 중국이 100달러를 빼앗아 간 것이 아니라는 비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를 2조 달러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조 달러 미만이라고 했다.

래트너 전 고문은 “더욱이, 트럼프가 부과하는 관세는 아무런 이유가 없이 부과됐다”며 “가난한 라오스에게 4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라오스는 미국으로부터 뭘 많이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라오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봤자 대미 투자 등 이익을 얻어낼 수 없다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래트너 전 고문은 “트럼프는 여러 다른 방식으로 경제적 무지함을 드러냈으며, 그로 인해 더 큰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래트너 전 고문은 NYT 금융 기자 출신으로 사모투자회사 쿼드랭글그룹의 공동 창업주이기도 하다.

그는 오바마행정부에서 미국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 감독을 담당했다.
#관세 전쟁#무역 적자#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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