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CEO와 논의 계획 밝혀
삼성-SK 등 韓반도체 기업엔 호재
美선 “中수출 통제 명분 위협할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의 성능을 낮출 경우 대(對)중국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1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블랙웰 기반 저성능 AI 칩의 중국 판매를 허용하는 계약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50% 성능을 낮춘 블랙웰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블랙웰 수출 문제로 황 CEO가 다시 나를 만나러 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이다. 최근 중국 수출이 재개된 저성능 AI 칩인 ‘H20’은 블랙웰 이전 세대인 호퍼 시리즈 기반이다. 엔비디아는 앞서 블랙웰 기반의 저가형 칩인 ‘B20’ 출시 계획을 밝혔으나 미국 정부가 대중 수출 제한 품목에 올리면서 판매가 막혔다.
반도체 업계는 블랙웰 저성능 칩의 중국 수출길이 열리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웰 기반 저성능 칩에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대중 수출 제한 예외 조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례 없는 조치가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통제에 대한 명분을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블랙웰 판매 허용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했던 수출 통제 조치를 트럼프 행정부가 포기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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