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6개 계파 힘겨루기… 관세-反이민 등 사안따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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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마가’에 ‘전통 보수’ ‘전향 보수’
‘재정 매파’ ‘기독교 우파’ ‘테크 우파’도
트럼프에 가려져 물밑 계파 싸움
‘포스트 트럼프’ 싸움 점점 치열할 듯

미국 집권 공화당이 이념적으로 다양하고 사안에 따라 서로 충돌하는 6개의 주요 계파로 구성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진단했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며 현재 공화당의 주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의 기존 노선을 추종하는 ‘전통 보수’, 재정적자 감축과 작은 정부를 중시하는 ‘재정 매파’, 복음주의 개신교도와 보수 가톨릭 인사로 구성된 ‘기독교 우파’, 가상화폐 및 인공지능(AI) 관련 의제를 중시하는 ‘테크 우파’, 야당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온 ‘전향 보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 계파는 관세, 감세, 반(反)이민, 해외 군사 개입 등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날 3시간 넘게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등 현재까지는 영향력이 굳건한 트럼프 대통령에 가려져 각 계파의 갈등은 본격적으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WP는 갈수록 ‘포스트 트럼프’ 시대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 현 주류 ‘마가’ vs 옛 주류 ‘전통 보수’

마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쇠락한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적극 지지한다. 반이민, 해외 군사 개입 반대 등을 외치며 노동계층의 표심에 민감하다.

마가 진영의 대표 주자는 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 출신의 J D 밴스 부통령, ‘여자 트럼프’로 꼽히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 등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도 마가 진영에 속한다.

반면 공화당의 전통 보수 진영은 친(親)기업 성향이 강하다. 또 ‘미국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해외 군사 개입에 찬성한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긍정적이다. 또 감세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 대신 관세와 강경한 반이민 정책에는 부정적이다.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반이민 정책에 따른 저임금 노동자의 부족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6월 “노동력 부족을 감안해 농장과 호텔 등에서 근무하는 불법 이민자는 추방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마가 진영의 반발로 해당 정책을 철회했다. 아직까지는 이들보다 마가가 트럼프 대통령과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진영의 대표 주자로는 우크라이나를 선제 침공한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 등이 꼽힌다.

● 마가 진영 대표 주자 밴스, ‘테크 우파’와도 가까워

‘재정 매파’는 자유주의 성향이 강하며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자고 외친다. 대표 주자인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도 “감세 법안을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기독교 우파’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많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침례교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제임스 랭크퍼드 상원의원이 꼽힌다. 또 가톨릭 신자도 적지 않다. 이들은 지난해 미 대선 때 그간 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라틴계 유권자를 공화당 지지자로 바꾸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낙태 반대, 학교 내 종교 교육 강화 등을 중시한다.

‘테크 우파’에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대통령의 감세, 반이민 정책 등을 두고 충돌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밴스 부통령의 멘토로 꼽히는 AI 기반 방위산업 기업 팔란티어의 피터 틸 창업자,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가상화폐 차르 등이 포진하고 있다. 테크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적극 지지한다. 이들도 친기업 성향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반이민 정책에는 부정적인 편이다.

‘전향 보수’ 진영에는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캠페인을 주도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척을 지고 공화당으로 넘어왔다. 대통령과 가까운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 등 일부 마가 인사는 이들이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관세#반이민#마가#테크 우파#포스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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