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SK 반도체장비 中반출 ‘연간 승인’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8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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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별 승인’ 받도록 한 것에서 완화된 조치
최악은 피했지만 경영에 여전히 제약
승인 과정에서 영업 기밀 유출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9.06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9.06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의 수출을 연간 단위로 승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한국 측에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 시 ‘건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에서 완화된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경영 활동에 여전히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인 과정에서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일정 부분 제공해야 될 수도 있어 영업 기밀 유출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업황에 따라 달라지는 장비 수요를 1년 단위로 예측하는 것이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공장으로 반입할 시 연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사이트 라이선스(site license)’ 제도를 지난주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간 필요 장비 목록과 수량을 사전에 정확히 명시한 후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해당 품목을 중국에 들여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Validated End User)’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별도 허가 및 절차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이 허가를 철회하고 내년 1월부터 개별 허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업체 외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등도 VEU 철회 대상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산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건별 승인 조치가 시행됐다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 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제품 반입 절차로 인해 연간 1000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무부의 사이트 라이선스 도입 검토가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게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여전히 부담 또한 지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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