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USA’ 설립자 찰리 커크(31)가 10일(이하 현지시간) 대학 행사 도중 총에 맞아 숨진 가운데 그의 추모 집회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
13일 ‘폭스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커크 사망 당일 아이다호주 보이시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서 대규모 난투극이 벌어졌다.
찰리 커크 추모 집회에서 대규모 난투극이 벌어졌다. 폭스뉴스 영상 갈무리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 따르면 윌슨이라는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지나면서 커크를 추모하는 군중을 향해 “F--- 찰리 커크”라는 욕설을 내뱉었다. 이를 들은 알폰소 아얄라라는 51세 남성이 윌슨과 언쟁을 벌이다가 격화되면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군중들은 “USA”를 외치며 땅에 넘어진 윌슨을 향해 발길질하며 폭행했다. 윌슨도 다시 일어나 주먹으로 반격하며 난투극이 벌어졌다. 경찰과 다른 참석자들이 나서 이를 말리면서 싸움은 겨우 진정됐다.
하지만 윌슨은 군중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표현의 자유”라고 외쳤고 한 여성이 윌슨을 향해 “꺼져라”라고 소리치는 등 소동이 계속되자 경찰은 윌슨과 아얄라를 체포했다.
경찰은 윌슨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그가 총기와 마리화나를 소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병원 치료 후 에이다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
보이시 경찰국(BPD)은 다음날 성명을 통해 “우리 지역사회가 9·11 추모 행사와 찰리 커크 추모 집회 등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찰은 강력하고 가시적인 경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주최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시민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윌슨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었다. 2021년에는 줄리아 데이비스 공원의 ‘앉아 있는 링컨’ 동상을 훼손하고, 페인트와 분변을 바르기도 했고, 임시 표지판을 붙이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커크는 2012년 ‘터닝포인트USA’를 공동 설립한 뒤, 대학 캠퍼스와 집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보수 청년 운동을 펼쳐온 인사다. 최근 몇 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자이자 영향력 있는 젊은 우파 인물로 부상했으며, 공식 직책은 없었지만 백악관 인사 과정에도 관여할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컸다.
커크는 10일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열린 ‘아메리칸 컴백 투어’ 행사 연설 도중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위대하고 전설적인 인물인 찰리 커크가 세상을 떠났다”며 “미국 청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품었던 사람은 찰리였다”고 애도하며 이날 오후 6시까지 미국 전역에 조기(弔旗) 게양을 명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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