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성 꽉 채운 초호화 만찬에…트럼프 “내 인생 최고 영예”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8일 16시 24분


코멘트
17일 영국 런던 인근 윈저성 조지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왼쪽)을 향해 미소 짓고 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이 주최한 만찬에는 47.3m 길이의 대형 테이블이 사용됐다. 또 만찬 테이블은 화려한 촛불과 꽃으로 장식됐다. 런던=AP 뉴시스
“진정으로 내 인생 최고의 영예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런던 인근 윈저성 조지홀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영국 왕실의 예법과 전통에 관심이 많고, 이를 동경해 온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영국 국빈 방문에서 받은 ‘특급 대우’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 미국과의 무역협상 마무리 지어야 하고, 향후 안보 협력 등도 추진해야 하는 영국이 일단 트럼프 대통령 비위 맞추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덕담 주고 받은 찰스 3세와 트럼프

AP 뉴시스
이날 찰스 3세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성대한 국빈 만찬을 열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6월에는 런던 버킹엄궁에서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이번 만찬 주최자인 찰스 3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노력을 언급하며 “독재가 유럽을 위협하고 있는데, 세계의 가장 다루기 어려운 몇몇 분쟁의 해법을 찾는 데 개인적인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5월 양국이 무역협상에 합의한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 협력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AP 뉴시
찰스 3세는 비정치적인 화제를 통해서도 트럼프와의 친밀감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코틀랜드에 골프장 여러 곳을 소유하고 있다며 “영국 땅이 멋진 골프장을 만들 만한 곳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1970년대 찰스 3세가 왕세자 시절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딸과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특별한 관계를 심화하려는 미디어의 시도가 성공했더라면 내가 닉슨가로 장가를 갔을지도 모르겠다”고 농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답변 연설에서 “국왕과 영국에 수십 년간 큰 존경심을 가져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외국 정상으로서 두 차례 영국 국빈 방문은 최초인데, 제 사례가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해 좌중을 웃게 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암 투병을 한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을 향해 “빛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돼 기쁘다”고 했다. 미영 관계에 대해선 “우리는 하나의 화음 속 두 음과 같이 아름답지만 함께 연주돼야 한다”고 말했다.

● 47.3m 길이 테이블, 139개의 촛불 등장한 국빈 만찬

AP 뉴시스
AP 뉴시스
이날 국빈 만찬은 영국 왕실 의전의 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47.3m 길이의 대형 만찬 테이블은 139개의 촛불과 꽃장식으로 장식됐다. 노퍽 지방의 닭고기 요리, 햄프셔 지방 물냉이로 만든 판나코타(푸딩류), 영국 자두를 곁들인 아이스크림 등이 제공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출신 어머니가 태어난 연도를 기려 1912년산 헤네시 코냑 그랑드 샹파뉴가 만찬주로 나왔다.

찰스 3세와 트럼프 대통령은 연미복 차림으로 만찬에 참석했다. 또 커밀라 왕비는 파란 드레스를, 멜라니아 여사는 노란 드레스를 입었다. 이날 만찬에는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딸 티파니 트럼프도 함께 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등 글로벌 기업의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英국왕과 황금 마차 탄 트럼프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7일 왕실 거주지인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함께 황금색 마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윈저=AP 뉴시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