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때 빅테크 규제 리나 칸 등… 행정경험 갖춘 인사로 전문성 보완
맘다니 “뉴욕을 트럼프로부터 방어”… 트럼프 “공산주의 저지 주력” 충돌
고물가 문제 앞세운 맘다니 승리에… “트럼프 경제-민생 공들일것” 분석도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 시장 당선인(앞)이 5일(현지 시간) 뉴욕 퀸스에서 전원 여성인 인수위원회 위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공공 임대료 동결, 부유세, 무상 보육과 교통 등을 외치는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 시장 당선인(34)이 선거 승리 하루 뒤인 5일(현지 시간) 인수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위원 5명은 전원 여성이며, 진보 성향인 이가 대거 포진했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을 지내며 강력한 빅테크 규제 정책을 주도해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린 파키스탄계 리나 칸 전 위원장이 인수위에 포함됐다. 칸 전 위원장은 거대 기업의 독과점에 강한 문제 제기를 했던 인물. 맘다니 당선인이 부유세 도입과 법인세 인상 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인사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에 나타난 사회주의자 시장에 대한 반발과 우려도 크다. 맘다니 당선인을 줄곧 ‘공산주의자’로 부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이 공산주의자를 시장으로 세웠다”며 “(그의 당선으로 생길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맘다니 당선인, 나아가 연방정부와 뉴욕시의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맘다니 당선인은 이날 뉴욕 퀸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요커의 삶을 개선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인수위 간부 명단을 발표했다.
칸 전 위원장, 민주당 소속인 빌 더블라지오 전 뉴욕 시장의 고문 엘라나 레오폴드, 필리핀계인 마리아 토레스스프링어 전 뉴욕 부시장, 흑인인 멜라니 하초그 전 뉴욕 부시장, 비영리 단체 ‘유나이티드웨이’의 대표인 라틴계 그레이스 보니야 대표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맘다니 당선인이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해 상대적으로 경륜이 풍부한 인사들을 기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맘다니 당선인은 “미국에서 가장 비싼 도시인 뉴욕의 비용을 낮추는 데 헌신하겠다”며 집값 및 생활비 안정 의지를 강조했다. 또 “뉴욕을 ‘트럼프로부터 방어(Trump-proofing)’하겠다.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가장 적게 가진 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의미”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연방정부와의 법적 다툼에 대비해 변호사 200명을 고용하겠다고도 했다.
● 강성 진보 정책, 반이스라엘 성향에 대한 반발도
하지만 그의 강성 진보 정책, 반(反)이스라엘 성향에 대한 반대파의 반발 또한 가시화됐다. 유대계인 로버트 터커 전 뉴욕 소방국장은 맘다니 당선인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사표를 던졌다. 뉴욕포스트 등은 “유대계인 터커 전 국장이 맘다니 당선인의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을 우려해 왔다. 새 시장과 자신의 신념이 맞지 않는다고 본 것”이라고 논평했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 당선인은 선거 캠페인 중 수차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학살’이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맘다니 당선인의 부유층과 기업을 겨냥한 증세 정책 등을 우려하는 뉴욕의 억만장자들이 남부 플로리다주로 대거 이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플로리다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고도 전했다.
● 트럼프 “공산주의 저지 주력”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카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민주당이 미국 최대 도시 시장으로 공산주의자를 앉혀 쿠바, 베네수엘라처럼 만들려고 한다”며 “‘공산주의’와 ‘상식’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분명하다. 내가 백악관에 있는 한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공산주의 국가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맘다니 당선인이 불법 이민자 단속, 부유세, 저소득층 의료 및 식량 지원 등을 두고 연방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맘다니 당선인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있다. 민주당 소속인 에릭 애덤스 현 뉴욕 시장도 아직 맘다니 당선인에게 축하 연락을 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를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와 민생 문제 개선에 더 공을 들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임스 블레어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정치매체인 폴리티코에 “대통령이 물가와 생활비 문제에 매우 집중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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